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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산업·교육 현장 측정 능력 업그레이드, 기아자동차와 함께 간다!


 

산업·교육 현장 측정 능력 업그레이드, 기아자동차와 함께 간다!

경도측정클럽 회원사 탐방

 


▲ 신동민 경도측정클럽 부회장과 탁내형 간사

 

각 컨베이어 벨트 위에 도장한 차체가 나란히 놓여있다. 좌우로 부품들이 박스 채 쌓여있고 직원들이 쉴 새 없이 부품들을 조립하고 있다. 복도 위의 전광판에는 오늘의 목표 생산량과 현재 진행률, 공장가동률 등이 표시된다.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 그랜드 카니발 그리고 K9의 생산 현장이다.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을 방문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탁내형 경도측정클럽 간사와 함께했다. 경도측정클럽 부회장인 신동민 기아자동차 품질시험팀 선임연구원이 우리를 안내했다. 광명시에 위치한 소하리 공장은 1973년 8월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자동차 공장이다. 프라이드, 카니발, K9이 매일 태어나는 곳이다.

탁 간사는 “대기업이 각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기아자동차 역시 마찬가지죠. 신 연구원은 클럽 부회장으로서 클럽 운영, 교육, 네트워크 등 다방면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부회장님은 측정클럽의 구심점입니다. 새로운 회원이 오면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 말을 거는 분도 신 부회장님이죠.”

 

신 부회장은 “누구나 이 자리에 있으면 다 그렇게 됩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탁 간사님께서도 매년 경도분야 키포인트와 이슈를 잘 알려주고 있어 늘 감사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이내 바로 측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측정은 자동차 품질 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에서 다루는 측정 분야는 토크, 힘, 경도, 표면 거칠기, 길이 등 다섯 가지다. 부품 자체적으로는 경도·길이·거칠기가, 조립 시에는 토크·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중 경도 측정은 부품의 품질과 큰 연관이 있다. 경도는 쉽게 말하면 재료의 딱딱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가까운 예로 임플란트의 경우 경도가 맞지 않으면 기존 이와 부딪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페인트에도 경도가 있다. 우주선 외벽에 칠하는 페인트의 경도는 무게와 외부 마찰에 민감한 우주선제작에 중요한 요소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결함은 경도 측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실제로 자동차 부품에서의 적절한 경도는 안전과도 큰 연관 있으므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인자다. 2009년 모 방송국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은 범퍼레일 충격반응실험과 핵심 소재의 강도·경도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특정 부품의 경우 질이 현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강도와 경도는 10배까지 차이가 났다. 때문에 품질관리에 목숨을 건 기업이라면 경도 측정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아자동차-측정클럽 협력해 측정기술 온도차 줄이는 데 앞장

 


▲ 맨 우측부터 로크웰경도시험기→비커스경도 시험기→미세비커스경도시험기 →브리넬경도 시험기

 

신 부회장은 공장 안에 위치한 측정실로 우리를 이끌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도측정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로크웰 경도시험기, 주로 작은 부품을 측정하는 비커스 경도시험기, 주물재료 측정에 특화된 브리넬 경도시험기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한쪽에는 길이 측정에 사용되는 3차원 측정기도 놓여있다. 다른 방에는 토크 측정을 위한 기기들이 상자 안에 가득 담겨 있다.

“지금은 협력업체에서 납품한 부품을 조립하는 것으로 생산과정이 바뀜에 따라 측정공정의 많은 부분이 납품업체로 넘어갔어요. 각 기업에서 나름대로의 품질 시스템을 갖추고 보증활동을 하고 있죠. 저희 쪽에서는 보유한 측정기를 이용해 샘플들에 대한 기본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측정품질 관리를 위해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업체 평가팀이 구매, 품질 등을 평가해 협력업체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 별 다섯개를 받으면 현금결재, 무검사, 차기 신모델 납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파격적 혜택을 준다.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품질에 하자가 생기면 발주를 줄이는 페널티가 가해진다.

 

이 모두는 업체별 측정능력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채찍과 당근이다. 하지만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엔 원가절감보다 품질향상에 가치를 두면서 선행품질 관리가 대세입니다. 불량이 발생한 부분을 고치는 게 아니라 모든 부품과 조립 과정을 완벽히 체크 후 진행하는 거죠. 측정 교육이 필수인 이유입니다.”

 

기아자동차에서는 이런 기조에 맞춰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사내에서 운영 중인 교육전문센터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측정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긴 어렵죠. 그래서 저희가 나섰고 거의 매달 교육이 진행됩니다. 모레에도 2박 3일간 경도 측정 관련 교육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산업현장 뿐 아니라 교육현장에서의 측정능력 배양도 빼놓을 수 없다. 경도측정클럽에서는 하반기에 학생 대상 경도 교육프로그램을 기아자동차 교육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탁 간사에 따르면 대학의 90% 이상의 시험기가 노후화돼 있고, 그나마도 관리부실로 인해 측정기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작동법 실습 정도에 활용되는데 그치고 있다. 측정데이터를 기초로 작성해야 하는 논문의 경우 기본 데이터의 신뢰도의 문제로 전체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도측정클럽에서는 이런 문제를 간파하고 몇 년 전부터 학생 대상 측정교육(튜토리얼)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로 2011년부터 올해까지 표준연에서 열린 측정클럽 종합워크숍에서 경도 튜토리얼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대전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고 이론 위주였다는 지적이 있었다.

 

탁 간사는 “고온 경도 시험기는 전국에 3대가 있고 그 중 한 대가 서울 소재 대학에 설치돼 있어요. 그런데 가보니 이미 망가졌더라고요”라고 현실을 전했다. 산업계에서 나오는 ‘이공계 학생이 졸업 후 산업체에 입사하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너무 오래된 것이거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소리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얘기는 아니다. 신입사원 재교육은 기업의 필수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낭비요소가 많다는 게 현실이다. 탁 간사는 “교육현장의 측정 수준이 산업현장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했죠”라고 교육배경을 설명했다.

 

“마침 기아자동차에서 보유한 우수한 장비와 인력으로 올해부터 수도권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현장 밀착형 경도 측정교육을 계획 중이라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브리넬 경도 부문에서 최고이신 신 부회장님이 전문 강사로 나선다면 금상첨화죠. 이 아이디어도 사실 부회장님이 주신 겁니다(웃음).”

 

신 부회장은 “자동차 분야에서 약 28년간 몸 담았기에 측정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가 기아자동차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제안한 것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일 모레 측정클럽 종합워크숍 때문에 곧 또 뵙겠네요.”(탁내형 간사)

 

“아이고, 내일부터 교육센터에서 측정 교육이 있는데 제가 또 강사로 나서게 됐네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신동민 부회장)

 

측정클럽 활성화와 산업체 전반의 측정능력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신 부회장의 발걸음이 숨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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