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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동양의 작은 재료물성 평가장비 기업, GE와 보잉 신뢰 얻은 비결은?



 

동양의 작은 재료물성 평가장비 기업, GE와 보잉 신뢰 얻은 비결은?

프론틱스 "측정클럽에서 제공한 자료로 국제 패러다임 캐치한 덕분"
김광호 부사장 “원자력분야 강도측정 기술 개발에 주력”

 

▲ 김광호 부사장이 프론틱스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출상품의 강도측정 규격은 국제표준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5년 단위로 국제표준이 개정되는데 이러한 개정정보를 놓치면 제품을 몽땅 폐기처분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강도측정클럽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해외 유수의 표준화 기구를 지원하는 전문가그룹과 같은 위치에 오르길 기대합니다."

 

강도측정클럽 구성초기부터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프론틱스의 김광호 부사장은 한국의 측정 규격이 국제 표준이 되길 기대했다.

 

장마철을 앞두고 후덥지근한 여름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윤희 박사와 측정클럽 회원사인 재료물성평가장비 및 서비스 전문기업 프론틱스를 방문했다.

 

2000년 9월에 설립된 프론틱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비파괴 압입식 인장물성측정시험기(AIS2000)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이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국내·외서 인정을 받고 있다.

 

▲ 회사설립시기부터 프론틱스가 개발한 장비와 성과물들.

단축인장시험은 기계나 기계부품 설계에 기본 자료로 활용되며, 산업분야에서는 꼭 거쳐야하는 측정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기계설비 부재에서 표준형상의 시편을 채취해 인장시험기에 고정한 후 일방향으로 잡아당겨 재료가 가진 물성을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일종의 파괴식 인장시험은 기술, 시간과 비용 면에서 적용의 한계가 많다.

 

이에 비해 프론틱스가 가진 기술은 재료를 파괴하지 않고 깨알크기의 미세 압입자를 재료표면에 침투시키는 압입식으로 재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기존 단축인장시험 결과와 동등한 물성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우리는 재료물성평가장비의 후발제작사로 압입식으로 강도를 구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 단축인장시험 결과와 호환돼야 하고 관련 측정기준도 따라야 한다"면서 "특히 ISO와 같은 국제표준의 제·개정 흐름을 빨리 캐치할 수 있어야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강도측정클럽에 제공되는 자료들은 이 부분에서 신뢰성이 높다"며 측정클럽 가입 이유를 말했다.

 

▲ 기존 인장시험은 샘플을 제작했으나(사진 위) 프론틱스는 압입식(사진 밑)으로 재료를 측정한다.

이윤희 박사가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 대해 부연해서 설명했다. 그는 "ISO는 세계적인 산업표준으로 한번 제정되면 불변이 아니라 5년 단위로 개정된다"면서 "ISO가 처음 생긴 취지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격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기술독점이라는 의도 하에 제·개정에 참여하는 각국 전문가 그룹의 이해관계가 많이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흐름을 알아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은 관련 대처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이를 다 챙기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이를 알지 못하면 제품을 만들었는데 이미 폐기된 표준이 적용된 제품이라면 모두 헛수고가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은 표준과 코드도 필수, 기술력 인정받아 GE와 보잉에 납품

▲ 산업현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프론틱스의 장비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특허 출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특허는 기본이고 표준과 코드도 꼭 챙겨야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김광호 부사장은 해외 무대에서 중소기업의 강도측정 장비가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표준화와 코드(Code, 기술기준)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표준과 코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챙긴 프론틱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압입방식 장비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다.

 

프론틱스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의 GE, 보잉사에도 당당히 제품을 납품했다. 특히 GE사는 기술력과 타깃 마케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3번만의 미팅으로 그들의 신뢰를 얻었다. 보잉은 항공기 전문기업으로 전투기 분야에서는 깐깐하기로 익히 알려져 있다.

 

"중소기업이 해외기업에 마케팅을 하는 일은 비용부담 등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타깃 마케팅을 했습니다. 보잉이나 GE도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죠. 아마 누구라도 결정이 쉽지 않았을 거예요. 압입식 물성측정의 장점이 크기는 하나 동양의 작은 나라, 그 중에서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을 선뜻 구입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김 부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보잉과의 거래는 절차도 복잡해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해외 진출 기반을 확실하게 하는 단초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윤희 박사 역시 "형광등처럼 소모품은 한번 써보고 결정할 수 있지만 강도측정장비는 고가의 내구장비로 쟁쟁한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 진출은 더욱 어렵다"고 말하면서 "프론틱스의 해외 진출이 그만큼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동종 기업들의 모임으로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아

▲ 프론틱스의 장희광 팀장(사진 오른쪽)이 이윤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에게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강도측정클럽은 어찌 보면 동종 기업들의 모임입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많습니다. 서로 멘토 역할도 할 수 있고 장비 융합도 가능하거든요."

 

강도측정클럽 형님격인 프론틱스의 김 부사장은 클럽 가입으로 얻는 게 더 많다고 조언한다. 그는 "클럽이 출범하기 전에는 민간기관에 요청해 측정 자료와 해외 흐름을 파악했는데 지금은 클럽에서 먼저 챙겨줘 해외 흐름을 더 빨리 알 수 있다"면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처럼 공인된 기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와 자료는 신뢰도도 높아 해외 패러다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회원사에서 얻는 정보도 많다고 말한다. 분야별로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서로에게 코칭해줄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것.

 

프론틱스는 현재 새로운 분야로 원자력에 사용되는 압입장비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측정 자료와 패러다임 파악이 필요하다.

 

김 부사장은 "강도측정클럽에서 관련 정보를 유익하게 얻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분야인 만큼 전문가의 밀착지원이 요구된다"면서 "연구원들이 중소기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제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측정클럽이 좀 더 확대발전 돼 ISO 등에 영향력 있는 전문가그룹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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