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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품질은 기본, 국내 음향 기술 향상을 위해 함께 뛴다…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



 

품질은 기본, 국내 음향 기술 향상을 위해 함께 뛴다…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

마이크로폰 센서 활용 음향 가시화ㆍ디자인ㆍ시뮬레이션 등에 강점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Bruel & Kjær Korea). 덴마크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소음ㆍ진동 계측기 전문회사의 한국 지사다. 하지만 단순한 외국계 회사의 지사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성수 음향 측정클럽 회장이 소음ㆍ진동 분야의 국내 대표 회원사라 언급할 정도로 1983년 설립된 이후 우수한 품질의 측정기를 공급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 표준화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의 활약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세계 최고 정밀도 가진 제품 보유, 그러나 판매만이 목적 아니다


 

소리가 눈에 보인다. 언뜻 들으면 “어떻게?” 라는 의문을 먼저 품겠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청각의 시각화는 보편화된 기술이다. 이를 ‘음향 가시화’ 기술이라 부른다.

 

자동차의 경우 타이어의 문양에 따라 회전할 때 어느 쪽에 노이즈가 많이 분포하는지, 엔진의 흡입과 배기 각도에 따라 음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타이어 문양과 엔진 디자인에 반영된다. 오토바이, 트럭, 건설기계 그리고 가전제품 등에도 응용 가능하다. 항공기에서 이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항공기의 특성상 문과 창문의 실링(sealing)상태 체크는 필수다. 음향 가시화 기술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음이 어떻게 새는지와 바깥에서 유입되는 소리가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센서로 측정하기 쉽지 않은 고압 전신주에서 가끔씩 ‘지지직’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음향 카메라(Beam forming)로 찍어 소리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음향 가시화 기술이 사용된다. 300km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소음 발생 및 이상 여부를 측정하는데도 아주 유용하다. 사진 촬영 후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객차 연결부위, 펜토크라프, 레일 등 어느 곳에서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지 확인 가능하다.

 

또한 공항에서의 소음 모니터링을 현장에서 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이다. 실제로 음향 센서와 관련 측정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사무실에서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 소음을 감시할 수 있다. 선박의 수중 방사소음을 측정하고 여러 음원을 분리해서 혹은 실시간으로 가공해서 듣는 기술도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콘서트 홀 같이 음 반사가 부드러워야 하는 공간에서는 음향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내부 설계 전 음향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물 기둥, 천장 데코레이션 등의 설치와 배치 여부를 파악한다.

 

음향 시뮬레이션은 차 안에서 엔진, 필터, 타이어 등 차에서 나는 각종 소리가 주행 중에 운전자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알아볼 적에도 유용하다. 차를 제작하기 전 미리 소음으로 인한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예전 같으면 자동차 디자인 후 적용 그리고 분석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나 이제는 모든 과정이 거의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한쪽에서 설계하면 다른 쪽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소리로 만들어 들으면서 엔진과 타이어의 종류를 선택해 다시 디자인에 반영하는 등의 작업이 실시간으로 숨 가쁘게 지나간다. 여기에 사용되는 음향 프로그램이 현실과 거의 일치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음향 프로그램은 차량의 특성에 맞는 소리를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휴대폰이나 이어폰의 음질을 측정하는 것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느 위치에서 어떤 각도로 듣고 말하느냐에 따른 음질과 통화품질의 차이는 소비자의 만족도와 직결되기에 휴대폰 제조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왔다.

 

 

소음ㆍ진동은 이처럼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산업 현장에서 필수적인 분야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음향 측정클럽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측정 이슈를 다루고 있다.

 

정성수 음향 측정클럽 회장은 “소음ㆍ진동 분야 센서와 계측기 회사들이 국내에 많지 않은 편”이라면서 “그 중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Bruel & Kjær Korea)는 거의 모든 음향 계측 장비를 공급해 왔고 정밀도도 세계 최고”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에 열거한 각종 사례들은 바로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가 제공하고 있거나 연구 중인 기술들이다. 음향 가시화 기술은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폰으로 구현되고 있다. 차량의 음질 개발을 위한 음향 시뮬레이션은 NVH 시뮬레이터의 몫이다. 휴대폰 통화품질 측정에는 HATS(Head and Torso simulator) Type 4128D가 쓰인다. 전국의 민간, 군 공항 총 23개 공항의 소음감시는 브뤼엘앤드케아의 항공기소음 감시시스템 (Airport Noise Monitoring System) 200여개가 설치되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표준연과의 관계도 깊다. 정 회장에 따르면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는 표준화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공급하는, 표준화에 기여하는 바가 큰 회사다. 현재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는 정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풍력 발전기 날개 소음 테스트의 기술지원을 맡고 있다.

 

그 밖에 항공기 자체 엔진 소음을 줄이는 것 외에 엔진을 덮는 캡이 소음을 흡수할 수 있다면 효과적이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이착륙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재질 개발도 수행하고 있으며 발전소 내의 진동과 소음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윤석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 대표는 “음향에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교정”이라며 “전 세계 표준 절차에 따라 측정하고 온도, 각도, 거리에 따라 센서들이 정확하게 값을 내는지를 표준연과 함께 연구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를 대표 회원사로 꼽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교육과 기술지원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저렴하게 필요한 장비와 자료를 연구용으로 임대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수시로 열며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중시한다.

 

회사 내부 한쪽에는 음향 관련 서적과 장비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계측기는 고가이기 때문에 몇 번의 실험이나 프로젝트를 위해 구입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서비스다. 고객의 의뢰가 들어오면 무료로 측정해 주는 경우도 많다.

 

 

“최근 KAIST 수중음향 폭파 테스트를 지원했어요. 방송국에서 취재를 올 때 도움을 줍니다. 얼마 전 오락프로그램에서 하이힐이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충격시험과 토끼가 어떤 소리에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반응시험이 방영됐는데 저희 쪽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아이템이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

 

브뤼엘앤드케아 코리아 본사에는 이노베이션 팀이 있다. 김 대표는 “어떤 아이디어라도 도전해볼만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팀”이라고 정의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 기술, 자금에 제약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것.

 

김 대표는 특히 측정클럽 회원들이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나올 것을 주문했다. 100%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시도해본다는 점에서 좋고 잘 진행되면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NVH 시뮬레이터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서 제안해 개발에 성공했고 어떤 업체는 아이폰 품질관리 위해 저희와 손잡고 생산라인을 정비한 사례가 있어요. 비행기 표면에서 소리측정방법이 없느냐는 미국 보잉사의 제안으로 1mm 두께의 100원 동전모양의 마이크로폰 소리 측정기를 개발해 상용화 한 적도 있죠. 방향을 잡고 한번 용기를 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