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선 측정클럽' 관심 집중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선 측정클럽' 관심 집중

원자력·의료·환경·식품 등 다양한 분야 수요 급증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방사선 측정클럽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본의 방사능 누출 사고에 대한 전문적 해설을 위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한편 정부나 산업계 등 각계로부터의 교육 요청이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방사선 측정클럽의 활동 분야는 크게 의료·환경·식품·원자력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박태순 박사

의료 분야는 방사성 물질을 투여해 진단하는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양전자단층촬영)와 X-선을 사용하는 CT(Computed Tomography·컴퓨터 단층촬영)등의 방사선 측정이 주요 이슈다. 장비 첨단화와 더불어 진단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방사선 피폭량과 방사성 동위원소 사용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측정클럽의 역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의료행위에서 아직까지 방사선 피폭 규제가 없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관심이 높아진 원자력 분야는 발전플랜트 건설과 성능 개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방사선 계측기 관련 산업은 아직까지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수출을 할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관련 기술 수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국내 시장이 워낙 제한돼 있다보니 수출을 염두에 두고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계측기 생산업체를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라돈 측정은 환경 방사선 측정의 대표적 분야로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내 공기 중 라돈은 폐암의 주 원인으로 전 세계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물질이다. 라돈은 주로 지각으로부터 생성되기 때문에 어디서나 검출은 되지만 밀폐된 공간이나 지하공간에서 주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더욱 위협으로 다가온다. 특히 농도가 아주 낮은 상태로 오래 노출되는 속성 탓에 라돈 측정은 실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식품 분야 역시 최근에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방사능에 오염된 농수축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관련 측정기기 수요와 저준위 방사능 분석기술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계측기 산업 분야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때문에 방사선 측정클럽이 산업체에 최신 측정기술을 전파하고 산업계가 겪고 있는 애로사항의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방사선 측정클럽은 산업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에 클럽에 소속돼 있는 관련 업체수가 적은 편이다. 방사선 분야가 매우 넓은 점도 측정클럽 활동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방사선 측정은 가장 널리 알려진 원자력 부문 외에도 최근 화두가 된 식품 내 방사능과 의료·환경 분야까지 포괄한다. 다루는 분야가 워낙 넓다보니 측정클럽 내에서조차 분야 별로 나눠져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특정분야(예: 의료분야 등)를 선정해 전문가를 초청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방사선 측정클럽은 주변 여건의 변화에 맞춰 앞으로 활동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특정 분야별로 전문가를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고 토의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마련할 예정이다. 국제 표준과 기술개발 현황 등의 정보를 산업체와 관련 기관에 안내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19~20일 개최되는 측정클럽 종합 워크숍에서는 발표 기회를 살려 방사선 측정클럽을 적극 홍보하고 규모도 키워나갈 생각이다. 그동안 연 1회 정도 가졌던 모임 횟수를 늘려 가을 자체 운영위원회 개최도 목표로 삼고 있다. 방사선 교육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환경·식품 분야에서는 보건복지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태순 방사선 측정클럽 회장(방사선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은 “방사선 계측기 산업의 특성상 대기업에서는 이 분야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방사선 계측기의 90 %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소기업이 새로운 분야나 틈새 기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