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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방문하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방문하다

부천시 소재 계측장비 생산 기업들의 자발적 단체
“측정클럽 활동은 현장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측정클럽이 출범 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이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힘쓰기 바랍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이사 이용구

이용구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 이사를 만나 측정클럽에 대한 제안을 부탁하자마자 바로 나온 답변이다. 이 이사는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과 기업으로 구성된 연구조합 회원사를 만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측정클럽에 대해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시간 주파수와 전자파 클럽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측정클럽 활동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요? 반도체, LCD, 철강, 조선 등 전 세계 1등 제품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관련 계측기 산업기반은 미약합니다. 일본의 소니사(社)에서 워크맨을 개발할 때 연관된 계측기 산업도 함께 발전한 선례를 봤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대기업 제품 생산 공정에서 필요한 계측기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품인 현실을 개탄하며 이 이사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기존 제품을 조립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 산업 위주로 판이 짜여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휴대폰이 많이 팔릴수록 내장된 부품과 원천기술에 대한 로열티도 같이 높아지는 것처럼 재주는 곰(우리나라)이 넘고 돈은 사람(원천 기술을 가진 다른 나라)이 버는 격이다.

 

이 이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 등의 국책연구기관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둬달라고 주문했다. 계측기를 개발할 비용이나 역량이 부족한 기업의 현실을 감안해 표준연 측정클럽에서 산학연을 아우르는 개발 과제를 채택, 기술과 비용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측정클럽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받아 같이 고민하고 중소기업과 정부, 대기업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다. 이는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문가가 직접 청취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최상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측정클럽 기술동향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는 측정 커뮤니티’란 측정클럽 설립 취지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기술이전을 받아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웨이퍼 스크래치 테스터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성과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측정클럽이 지역별, 분야별로 더 활성화돼 이런 좋은 사례를 많이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사는 “중소기업이다 보니 이직률이 높아 측정클럽 가입 후 유령회원이 되거나 가입만 하고 활동 안하는 회원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지역 내에서도 누가 측정클럽 회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측정클럽이 지역별 네트워크 구성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소통 채널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전국에 기업이 분포해 있어 전체의 의견을 한꺼번에 반영하기 어려운 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지역별 맞춤형 교류·지원활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에게 현장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다른 애로사항은 없는지 물어봤다.

 

“현장의 엔지니어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측정기로 선배들이 가르쳐 준대로 측정을 할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값이 맞게 나오면 된다’는 생각에 정작 측정기 소급을 받는 문제에는 둔감합니다. 그러면서도 측정을 정말 잘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 답답해하죠.”

 

측정클럽 워크숍에 가면 질문을 하고 싶어도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감히 얘기도 못 꺼내는 경우가 많다는 이 이사의 전언이다. 세 자리 값을 가진 분해능이면 충분한데 워크숍에서는 여섯, 일곱 자리 분해능을 가지고 토론하니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했다.

 

“측정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표준연 박사님들이 좀 더 자주 산업현장을 방문해주셨으면 합니다. 최상의 조건을 갖춘 실험실 내 장비로 측정하는 것과 각종 변수가 많은 제조 현장에서 측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직접 와봐야 정말 무엇이 필요한 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계측기기연구조합은 전국적으로 97개 회원사를 거느린 비영리단체다. 기업들이 법에 근거해 자발적으로 설립했으며 비상근 이사장 1명을 포함, 1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회원사의 회비와 자체 사업(교정기관), 정부연구개발과제수행과 기업 장비사용료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정의 경우 길이, 질량, 압력, 전기, 온습도 등 7개 분야 105개 항목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XENEO(제네오)는 조합 회원사들이 개발한 계측기의 공동 브랜드다. 

 

▲ 계측기기 연구조합 회원사 공동 브랜드 XENEO(제네오)

▲ 조합이 보유한 측정 장비 1

▲ 조합이 보유한 측정 장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