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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홈닥터 지원으로 불가능한 기술 2년 만에 개발했죠"

 


"처음에는 내부 연구진 모두 모두 개발할 수 없는 기술이라고 말했었어요. 천분의 일 범위에 들어가기 위한 방정식이 필요했는데 아무도 몰랐거든요. 표준연의 지원으로 불가능했던 기술을 2년 만에 개발했습니다."(웃음)(정윤희 협성히스코 기술연구소 이사)

 

정윤희 협성히스코 이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당시 기억이 떠올랐는지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

정밀계측기 전문기업 협성히스코(대표 양경돈)는 2011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필요로 하는 '실시간 펌프 최적운영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천분의 일까지 효율성을 측정해야하는 난제에 발목이 잡혔던 상황.

 

정 이사는 "천분의 일까지 측정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해야하는 미션이 주어졌지만 어떤 센서를 선정해야하는지 센서에서 나오는 저항을 온도로 환산 시 어떤 식을 써야할지 누구도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특히 저항 측정 시 온도의 변화에 따라 센서 수치가 급격하게 달라져 어려움이 컸다. 표준연의 도움을 받아 센서를 선정하고 방정식을 적용해 이를 해결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측정 장비는 그동안 영국의 R사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국내제품은 전무한 상태였다. 협성히스코에서 개발에 성공하면서 절반가격에 국산화 한 셈이다.

 

최근에는 표준연의 명품 홈닥터 과제의 도움으로 온도계 보호관 개발을 마무리했다.

정 이사에 의하면 물질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온도계를 물질 안에 넣게 되는데 유체의 흐름에 따라 와류가 발생하면서 공진으로 온도계가 파괴된다. 이를 막기 위해 온도계에 보호관가 부착돼 있지만 길이가 짧아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이번 협성히스코의 개발로 보호관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게 됐다.

정 이사는 "우리가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기존 제품에 비해 두배 정도 보호관의 길이가 길어졌다"면서 "보호관은 석유, 화학공장을 비롯해 발전소등 대부분의 산업 공장에 적용된다. 현재 외국제품 2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 제품으로 5%정도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개발하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표준연이 있는 대전과 서울을 서로 오가며 서로 협력해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쯤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액은 3%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계측기 분야 선두그룹으로 성장한 협성히스코

 

협성히스코는 1970년에 설립돼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산업용 압력계, 온도계, 분석계 등 계측기 분야 선두그룹으로 성장해 왔다.

전체 인력 80여 명 중 연구 인력은 11명. 중소기업이지만 연구개발에 매년 매출총액의 3%를 투입하며 기술적으로 각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10억 원 규모로 내수가 대부분이지만 대기업이 해외프로젝트에 투입돼 간접수출이 40%를 차지한다는 게 정 이사의 설명이다.

협성히스코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1994년 국가교정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제조에서 설계 서비스 시험 등 모든 공정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높여 'ISO 9001','ISO 17025' 등의 인증을 획득했다.

 

2012년에는 국제공인교정기관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인정기구(KOLAS) 규정에 맞게 국내에서 생산한 장비에 대한 성적서를 발행한다. KOLAS는 30개국과 결연을 맺고 각국의 인정기구와 협력하고 있어 협성히스코의 역할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과 국내 보급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에서도 기술을 인정하며 기술개발 요청이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의 요청으로 압력계가 터졌을 때 내부의 해로운 유체 누설을 최소화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현장 테스트 중이다.

 

또 변합기에 들어가는 SF6(육불화황가스) 누설을 감지하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

정 이사는 "기술 개발 시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표준연의 도움을 받는다. 한 달에 한번 꼴로 표준연을 찾는다"면서 표준연의 지원에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측정클럽 활동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회사 분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이사는 "회사를 설립하신 회장님이 올해 94세이신데 매일 회사에 출근하셔서 아버지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챙기신다"고 말하며 "사원 간 소규모 모임이 많아 회사 분위기도 가족적"이라고 설명했다.

 


측정클럽 초창기부터 운영위원으로 활동

 

협성히스코는 회사 연혁만큼 측정클럽에서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이 회사의 김창복 이사는 측정클럽이 발족되는 시기부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창복 이사는 현재 측정클럽의 여러 모임 중 우리회사 제조아이템인 압력과, 온도분야에서 활동을 한다. 압력 클럽에서는 운영위원회 간사직을 맡고 있다면서 우리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소개하고 기술도 공유한다. 기술을 공유하면서 서로 협업이 시작되기도 한다고 측정클럽 참여의의를 밝혔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와류 온도계 개발의 경우 표준연 측정클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온습도측정클럽의 감기술 박사를 필두로 음향진동측정클럽의 이용봉 박사, 유량측정클럽의 전세종 박사가 뭉쳤다. 세 가지 측정클럽의 기술융합연구로 협성히스코가 풀지 못했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준 셈이다.

 

김창복 이사는 측정클럽의 역할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알리는 장으로 정의했다. 개발 산출물을 소개해 기술적으로 공유할 수 있고 문제를 알리면 해결의 단초를 찾기도 한다.

 

그는 이어 측정클럽 모임을 통해 압력 시험기 기술을 발표하면 표준연에서 의견을 많이 준다면서 한번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기술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ADD 민군협력센터 과제를 진행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측정클럽 홈페이지 문제나 의문사항에 대해 질문을 올리면 많은 회원들이 보고 답변을 해준다면서 공개된 정보를 통해 서로 기술적인 지식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김 이사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기술은 숨기는 게 아니다. 지금은 노하우보다 노웨어가 중요하다면서 어떤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가에 따라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측정클럽은 각 분야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는 단체로 기업 운영에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협성히스코는 올해 초 표준연이 발표한 '히든챔피언 육성사업' 11개 기업에 포함돼 앞으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