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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소식/클럽뉴스

지구 중력 연구활성화 우리가 맡는다

  

 


 

지구의 중력은 극지방으로 갈수록 커지고 적도로 갈수록 작아진다. 또 땅과 가까울수록 중력이 크고 멀어질수록 작다. 하지만 중력은 아무리 가까운 위치라도 그 값이 다르다. 이러한 중력의 특성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는 '중력항법'이다. 위성을 이용해 미리 입력된 지표의 지도를 찾아가는 GPS처럼 '중력지도'를 이용하면 원하는 목표점을 자동으로 찾아갈 수 있다. 주로 군수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군수 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중력지도는 광물이나 자원 탐사, 지하수 관리는 물론 최근 국내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싱크홀 현상을 추적하고 연구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초과학에서도 중력은 오래된 화두다. 특히 힘과 같은 질량관련량 등을 연구하는데 기초적으로 사용되는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상수 'G(만유인력 상수)'의 정확한 값을 얻기 위한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전 세계 측정표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국제도량형위원회(CIPM)'에서는 만유인력상수에 대한 협력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오는 10월에 미국표준연구기관인 NIST에 전문가들이 모여 만유인력상수 'G'의 국제적 연구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각 나라별 측정표준 기관에서 만유인력상수 'G' 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중력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민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중력표준'과 중력에 대한 정확한 측정, 참조표준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에 산재되어 있는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네트워킹과 협력도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국가표준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이 이 일에 팔을 걷었다. 국가표준기관과 산업체, 교정 및 시험기관의 대표 커뮤니티인 측정클럽의 하나로 '중력클럽' 발족을 이루었다.

중력클럽은 9월3일 KRISS에서 워크숍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된다. 중력클럽은 이날 워크숍을 통해 현재 국내외 중력 관련 연구와 이에 필요한 측정표준 과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활동 방향을 결정하였다. 또 중력클럽을 이끌어갈 임원진도 구성하였다. (총 참석인원 30명, 회장 박영수(지질자원연구원), 간사 최인묵(한국표준과학연구원)

측정클럽은 현재 질량, 힘, 압력, 유량, 진공, 온습도, 광도색채, 전자파, 전기자기, 안테나, 길이, 시간주파수, 대기환경, 방사선, 음향, 의료기측정, 안전계측, 경도, 강도, X-선회절, 표면분석, 단백질 등 총 22개 분야에서 6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중력이 추가되는 만큼 측정클럽의 활동 반경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연 최인묵 박사(질량힘센터)는 "국내에도 중력의 이슈에 대해 관심있는 연구자들이 많이 있는데 그동안 연구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관심 분야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없었다"며 "많은 연구자들이 중력 관련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던 만큼 중력클럽 결성에 모두 적극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최 박사는 "특히 최근 들어 지구의 중력을 바탕으로 한 기초원천연구와 응용연구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중력클럽의 역할도 점차 커질 것"이라며 "중력클럽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력의 주요 이슈들을 함께 해결하고,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력클럽에는 KRISS를 비롯해 ADD(국방과학연구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 국토지리정보원, 서울대, 서울시립대, 부산대, 충남대 등의 관련 분야 연구자, 교수 등 30명이 참석하였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 참여자들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최 박사의 설명이다.

 

 

현재 중력표준은 표준연에서 확립한 상태이다. 표준연 질량힘센터에서는 절대중력계와 상대중력계 등을 통해 중력표준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절대중력계는 1 cm의 이하의 높이 차이에서 발생하는 중력값 조차도 정확히 측정한다. 여기에 현재 개발 중인 원자중력계와 초전도중력계가 가세하면 중력표준의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중력표준은 질량이나 시간, 길이 등 다른 기본단위 표준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표준연은 국토지리정보원과 공동으로 절대중력기준점을 확립하고 있으며 독도를 비롯해 지금까지 20여 곳의 절대중력값을 확보했다. '절대중력값'은 이론적으로 진공 중에서 자유낙하하는 물체의 단위시간당 증가하는 속도의 양을 의미한다. 정확한 중력지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 절대중력값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력항법이나 자원탐사, 만유인력상수 'G' 연구에도 중력지도와 절대중력값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구 중력과 중력지도 등을 활용하면 지하 광물이나 유전 등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는 지하·해양 물질을 탐사할 수 있다. 중력값은 항공산업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미사일을 목표물에 유도하는 방식에는 항공GPS가 주로 이용되지만 이 기능 말고도 중력값과 지구자기의 변화 등을 이용해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다.

 

최 박사는 "지구 중력이나 절대중력값의 이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정밀한 측정과학 연구에서부터 지구 내부의 마그마 운동이나 지각변동 등에 의한 지진 예측까지 활용될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절대중력값이 높다면 밀도와 비중이 큰 물질이 매장되어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처럼 중력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