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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길이 측정’의 표준을 제시한다

 

 

킬로미터(km), 미터(m), 밀리미터(mm), 마이크로미터(), 나노미터(nm)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위들이다. 킬로미터나 미터, 밀리미터 등은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사용돼 익숙하지만, 마이크로미터나 나노미터 등은 실생활보다는 산업계에서 꼭 필요한 길이 단위다.

 

길이를 측정하는 기술은 우리의 일상보다도 산업계에서 더 없이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이런 만큼 표준연 측정클럽의 태동부터 역사를 함께 하고 있는 그룹이 '길이측정클럽'이다. 길이 측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먼저 깨닫고 길이측정클럽의 초대회장을 맡는 등 30 넘게 '길이' 연구를 해 온 표준연의 엄태봉 박사를 만나 길이 측정 기술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업계 필수 측정 분야 '길이'나노 측정기술은 미래 산업 여는 열쇠

 

"산업 현장에서 측정의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가 바로 길이 측정입니다. 필수 항목이라 할 수 있죠. 첨단 과학이 발전하면서 길이 측정은 좀 더 정밀해 져 나노미터를 활용한 측정기술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는 1998년부터 5년간 국가지정연구실사업(NRL)을 통해 나노메트롤로지(Nanometrology)를 최초로 국내에 도입, 나노 표준의 확립에 기여한 나노측정 전문가다.

 

나노측정은 21세기를 주도해 나노 기술과 더불어 없어서는 안 될 첨단 핵심기술이다. 엄 박사는 "앞으로의 산업 추세는 나노기술로 가고 있다. 첨단과학이 발전하면서 나노측정기술도 중요해 지고 있다""선진국을 비롯해 많은 연구자들이 물리, 화학, 기기 등에서 나노 기술 쪽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노기술 자체는 새로운 제조방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나노측정기술도 기존의 측정기술과는 다른 기술이 적용된다""고전적인 측정기술이 수백 년 이어지며 업그레이드 됐다면 나노기술 측정은 새로운 측정 방법으로 이뤄지는 거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나노 측정기술에 대한 발전 상태는 '잠시 휴식' 상태라고 엄 박사는 말한다. 2000년대 초반 나노기술이 붐을 이루면서 나노 측정기술도 급격한 기술 진보를 이루었다. 나노 영역에서 보지 못하고 보더라도 잴 수 없으면 제대로 제품을 만들 수 없기에 누가 먼저 측정기술을 선점하느냐가 나노산업의 관건으로 작용했었다.

 

우리나라 역시 나노기술과 관련하여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나노기술의 실용성이 예견되면서 주도적으로 나노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당시 엄 박사는 과학재단이 지원하는 국자지정연구실사업과 프론티어 사업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 프로젝트에 참여해 나노메트롤로지기술에 대한 연구도 펼쳤다.

 

더욱이 그는 자체 제작한 레이저를 사용해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를 갖는 레이저길이측정기를 개발했다.

 

엄 박사는 "나노 기술을 초기 연구하기 시작할 때는 많은 분야에서 산업화가 빨리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산업화가 늦어지고 있고 아직까지 실용화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은 현장에서 나노 측정 기술을 요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나노 기술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산업은 계속해서 바뀌어 갈 것"이라며 "나노 측정기술은 미래 산업의 열 키(key)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이센터 표준기 개발국가표준 제시에서 해외 기술 보급까지

 

1983년부터 현재까지 표준연 길이연구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엄 박사는 선표준과 각도표준 분야 분야에서 주로 연구를 수행했다. 지난 1993년부터 2번에 걸쳐 길이연구그룹의 리더로 활동했으며 현재 측정분야에 권위지인 ‘Measurement & Science Technology’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길이센터에 설치된 많은 표준기를 개발해 국가표준은 물론 대외교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가 개발한 표준기는 각도 표준 간섭계를 비롯해 긴 게이지 블록 비교기, 자동 게이지 블록 비교기, 지름 표준 측정 간섭계, 선표준 및 스텝 게이지 측정 간섭계, 50 m 테이브 벤치(tape bench) 등이 있다.

 

특히 각도 표준기와 게이지 블록 비교기, 지름 표준 측정 간섭계, 스텝 게이지 교정 간섭계, 등은 국제 비교의 결과로도 우수한 성능이 입증됐다.

 

그가 개발한 일부 표준기는 해외에 보급 되는 등 기술 전수도 마쳤다. 각도표준간섭계(미소각도측정기)는 지난 2003년 카자흐스탄 표준기관(KazInMetro)에 제작 지원했으며, 베트남 VMI에 기술 전수를 했다.

 

이밖에 카자흐스탄 표준기관에 게이지 블록 간섭계의 업그레이드(upgrade), 베트남과 에티오피아 표준기관에 자체 개발한 다이얼 게이지 시험기를 보급했고, 줄자측정 장치 또한 필리핀 표준기관에 개발 제작해 주었다.

 

산업체에 측정시스템을 기술 이전하는 일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긴 게이지 블록 비교 측정 기술을 지난 2002년에 산업체에 기술 이전한 이후 많은 길이 분야 교정 관련 기술을 기업체에 이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게이지 블록 자동비교측정기, 수준기 교정 장치, 다이얼 게이지 시험기 등이 개발되어 많은 교정관련 기관에서 사용 중에 있다.

 

엄 박사는 "일반 산업현장에서는 길이 분야에 대한 측정 수요가 다른 분야에 비해 많다. 그들이 원하는 기술을 지원해 주고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나노측정 기술보다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기술이 많이 쓰이고 있으며 에에 대한 요구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어 이와 관련한 연구들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