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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나노물질 안전성 해답 제시한다

 

 

26번째 측정클럽이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나노물질 측정클럽. 나노바이오융합연구단 송남웅 박사가 주축이 돼 8월경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나노물질은 항균 작용과 자외선 차단 등의 효과가 있고 나노기술이 신산업 창출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나노기술 응용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물질은 주변 환경 변화나 크기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노물질의 잠재적 위험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 역시 만만치 않게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나노물질 표시제가 의무화돼 있지 않아 막연한 불안감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송남웅 박사에 따르면 석면의 경우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단열재와 방음재로서 뛰어난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축 자재로서 광범위하게 활용됐지만 암을 유발하는 등의 독성이 밝혀져 현재는 사용이 금지됐다. 나노물질 역시 안전성과 유해성에 대한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어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미국환경보호청(EPA)가 독성물질관리법(TSCA)에 의거, 나노물질을 규제대상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나노물질 제조 시 제조·사용 90일전에 물질특성, 생산량, 용도, 배출 및 노출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나노제품에 대한 규제도 이미 시작됐다. 살충살균살서제법(FIFRA)에 따라 나노제품을 규제하고 있고 2010년 발의된 화장품안전법에는 화장품에서의 나노물질 표시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나노물질을 신화학물질관리법(REACH) 적용대상으로 분류해 2013년 5월까지 안전성 정보를 제출하도록 했다. 2013년 7월부터는 나노물질을 함유한 화장품에 대해 나노표지를 의무화한다. 2014년 12월부터는 나노물질 함유 식품의 표시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나노물질 및 제품에 대한 규제안은 제정된 적이 없고 환경부에서 화학물질에 준해 나노물질을 관리하고 있다.

송 박사는 “이제는 안심하고 나노물질을 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대세”라면서 “해외에서도 발 빠르게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OECD국가들이 모인 WPMN(제조나노물질작업반)에서는 독성평가 데이터를 모아 비교하면서 안전한지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앞으로 OECD 가입국 간의 무역에 있어 규제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제표준화 회의 나노기술분과(ISO/TTC229)에서는 환경·보건 안전과 관련해 나노물질 안전성 평가를 위한 국제표준 규격을 제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나노제품 표시제를 위한 국제표준규격이 승인될 경우 2014년에는 나노제품 내 나노물질표지가 의무조항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송 박사는 “국제적인 동향에 맞춰 우리나라도 이제는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노제품이 규제의 영향권에 본격 들어가게 된다면 수출위주의 국내 기업들도 이에 반드시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나노물질 측정클럽의 출범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2006년 국내 S사의 은나노 세탁기는 나노제품 규제로 인해 미국 수출을 포기했고 2008년 대만의 한 기업은 은나노 코팅 키보드 및 마우스의 등록규정 위반으로 20만 8천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2009년에는 국내 S전자 역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낸 사례가 있다. 

 

국내 나노관련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우, 나노물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기업간 거래(B2B)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송 박사는 “나노기술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안전성 보장만이 답”이라며 “우리의 나노 기술은 세계 4위 수준이고 나노 제품수는 120여개로 세계 3위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는 만큼 법적 및 기술적으로 관련 측정표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연구소에 이미 나노물질 측정분야가 있었고 1,2개월 전부터 측정클럽 구성에 대한 내부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며 “그간 각종 과제를 수행하고 연구를 진행하며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나노안전성 측정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면서 기업을 도와줄 때가 왔다”고 클럽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나노물질 측정클럽에서는 나노물질 특성 분석과 관련된 기업의 기술 수요와 현황을 분석할 겁니다. 아울러 기업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일단 처음에는 나노물질을 활용하는 기업이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송 박사는 “많은 기업들,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이 함께 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나노산업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나노물질 측정클럽이 작게나마 힘을 실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남웅 박사는 화학을 전공하고 1996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레이저 분광학을 연구하다 2007년부터 나노물질 안전성 연구로 전환했다. 현재 미래융합기술부 나노바이오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