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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중소기업,기술인력·관련 정보 확보에 목마르다

 

 

2013년 차기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지원을 정책의 한 축으로 삼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청을 정부부처의 업무 보고 첫 번째 순서로 낙점함으로써 그 뜻을 만천하에 알렸다.

 

측정기술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산학연의 모임인 측정클럽은 중소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측정 분야 기술애로 사항 해결에서부터 공동기술 개발까지 클럽의 다양한 활동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밑거름이 돼 왔다. 새 정부에서 측정클럽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측정클럽에서는 신년을 맞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인 김선우 박사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 현황과 정부 정책, 신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예상 등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해외 중소기업 정책 사례와 중소기업을 돕는 출연연 기술분야 전문가들에게 주는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김 박사와의 일문일답.

 

Q. 우리나라 중소기업 현황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 우리가 흔히들 중소기업에 대해 말할 때 9988이란 숫자를 많이 언급하죠. 전 사업체의 99%와 종사자의 88%가 중소기업이란 뜻입니다. 정량적으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성적 면에서는 더욱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30% 수준이고 기술수준과 수출 비중은 10년간 정체돼 있습니다. 연구인력 부족은 점차 심화되고 있고 정부 R&D 사업화 성공률(30.6%)도 주요국인 영국 70.0%, 미국 69.3%, 일본 54.1%로 상당히 낮은 편이죠.
  
Q. 그렇다면 영업활동 유형별로 중소기업을 분류하면 어떤지요?


A. 2010년 중소제조업체의 수급기업체 비율을 한번 살펴보죠. 타 기업에게 제품을 주문·생산하는 위탁 기업은 6.0%, 반대로 주문을 받아 생산·납품하는 수급기업은 45.5% 그리고 수위탁 거래 없이 독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비율은 48.5%로 조사됩니다. 자료가 있는 2006년부터의 데이터와 비교하면 위탁기업과 수급기업은 감소추세 자체 생산 업체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수위탁거래 비중이 전년에 비해 올랐는데요.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비율, 대기업 및 공동거래 비율은 각각 58.7%, 16.6%, 24.7%로서 전년 대비 5.3% 및 5.5% 상승, 10.5% 하락으로 나타났습니다. 수급기업 중 모기업과 1차 거래단계에 있는 수급기업은 전체의 51.6%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업종별 수급기업체 비율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분야가 67.5%로 가장 높고 의복·액세서리·모피 65.3%, 기타 운송장비 62.9%,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55.0%, 섬유제품 53.2%순입니다.

 

< 수․위탁 거래형태별 구성비 추이 >
자료 : 2011년 중소기업 실태조사보고

 

Q. 중소기업 중심인 타 국가에서의 기업경영환경은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A. 미국은 기술혁신 중소기업을 경제성장의 근간으로 인식하고 있어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편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제도도 운영하고 있지요. 독일은 알다시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인 히든 챔피언(강소기업)들이 많습니다. 교육시장과 노동시장 간 긴밀한 연계가 큰 특징이죠. 일본은 정부주도형 중소기업 육성책을 펼치고 있고 각 분야별 전문화가 강해 하청시스템이 발달해 있습니다. 대만 역시 전통적으로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는 만큼 3중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형별 맞춤형 지원 정책이 발달했죠. 4개국 모두 가업승계로 오랫동안 기업이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국의 중소기업 비교>
자료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12), 중소기업 기술혁신 역량 평가 및 글로벌 정책동향 분석(III)

 

Q.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 중소기업에서 출발해 중견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업의 현황은 어떤지요?


A. 이 부분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가장 취약한 곳입니다.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중간규모 기업군이 아주 적은 편입니다. 중견기업 사업체수는 2009년 1300여개로 비중으로 따지면 2007년 0.2%로 집계되는데 독일의 8.2%, 일본의 1.1%와 비교됩니다. 소수 대기업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커서 경제 양극화 문제와 글로벌 충격에 대한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 얘기가 여기서 나온 셈이죠. 사실 2000년부터 10년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에 불과합니다. 중견기업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기업체 수나 종사자수, 부가가치 등의 지표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하거나 성장률이 매우 낮은 해를 꽤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중소기업이 첨단 기술,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노동력 위주로 유지된다는 점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영업활동별 분석 자료를 토대로 중소기업 자체 생산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기업 성장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걸 알 수 있죠.

 

<중견기업 통계 자료>
자료 : 중견기업 통계시스템(지식경제부, 중견기업연합회. http://stat.komia.or.kr)

 

Q.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는 어려움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여러 통계들을 볼 때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혁신역량 부족으로 인한 성장 정체라는 문제에 부딪혀 있습니다. 중견 기업도 기술혁신 기반을 갖춘 세계적 전문기업으로 커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은 2011년 평균 세계 시장 대비 74.8%로 2003년부터 8년간 70% 초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기간 중소기업 기술개발 성공률은 61.1%에서 57.1%로 계속 하락하고 있고, 제품화 성공률 역시 45.9%에서 37.7%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중소기업 기술 축적이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큰 요인입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2011년 기술개발 중소제조업체의 기술개발 애로사항을 보면 기술개발 자금부족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비율은 2009년에 비해 수치가 하락했습니다. 반면 기술개발 인력확보 곤란 및 이직과 기술정보 부족이라는 응답은 늘어났습니다. 기술개발 실패요인에 대한 조사에서는 더욱 확실해지죠. 개발인력 부족과 이탈이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자체 기술개발 비중이 높은 것도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한편, 기술개발 외부 협력 파트너 활용현황을 분석해 보면 대학과 국공립연구기관과의 협력은 적어지고 기업 간 협력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민간 연구기관, 국공립 연구기관, 대학, 대기업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데 활용비율 순과 일치하지 않음이 보입니다.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R&D인력에 대한 공급과 활용이 원활해야 하고 산학연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결론내릴 수 있습니다.       

 

<중소제조업체 자체 기술개발 애로사항>
 자료 : 중소기업기술통계조사 (각년도)

 

 

<중소제조업체 기술개발 실패요인>
 자료 : 중소기업기술통계조사 (각년도)

 

Q. 최근 융합이 화두입니다. 새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융합형 연구지원입니다. 서로 다른 기술 분야의 중소기업들 간에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외국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주요 선진국들을 국가 주도로 미래국가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융복합 기술과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융합기술을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로 인식하고 건강·의료·정보통신·로봇·안전보장 등을 중점 융합분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EU나 일본도 분야의 차이는 있지만 융합기술 육성에 집중하고 있죠. 우리나라 역시 ‘13년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에서 융복합 연구촉진을 위한 투자강화 정부 R&D투자 시스템 선진화 방안으로 강조했습니다. 세계 융합 신시장은 연 20% 고속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도약시키는데 정부의 적극적 투자가 필수입니다.


Q. 측정클럽과 같은 출연연-기업간 기술 및 정보 네트워크는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더욱 중요해지네요. 앞으로의 출연연이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기업들은 공동기술개발 시 인력·기술·장비 등이 풍부한 연구기관을 선호하지만 하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또한 현재 출연연의 평가 및 예산 시스템 아래서 연구원들은 소액과제인 중소기업지원과제에 참여하기보다는 사업규모가 큰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연구비와 인건비를 조달하는 PBS 시스템의 특성상 연구비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전용 R&D를 기피할 수밖에요. 때문에 정부 R&D예산의 40.3%가 출연연에 투입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지원 예산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2010년 산업기술연구회 예산의 2.2%라는 통계가 이를 말해 줍니다. 출연연 예산의 일정비율을 중소기업 R&D지원에 투입하도록 쿼터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운영하고 있는 출연연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의무화하고 이를 기관별 성과목표에 포함시킨다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기관평가 시 중소기업 지원 실적을 반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밖에 출연연 내 중소기업 R&D 지원조직 설치해 공동 R&D와 기술이전·상용화 지원 등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중소기업R&D지원조직 구성 및 운영모델 예시>
자료 : 김선우 외 (2012), 산학연협력 R&D의 정체성 제고 및 지원 효율화 방안,

중소기업청․(사)한국산학연협회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정부 정책은 특정기업이 아닌 기업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특히 강소기업 지원에 보다 중점을 두기를 제안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형의 선두그룹에 속한 기업들이 인접 기업에 투자하고 이는 후미그룹에 속한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 모두 같이 성장하는 선순환 효과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김선우 박사 이력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협동과정 Ph.D (2008)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2008.5~2012.2.)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2.2~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