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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생활과 측정

내 주변을 맴도는 전자파, “멀리해야 하는 적인가?”

 

 

 

#사례1. 7살 자녀를 둔 주부 A. 추운 날씨 탓에 전기장판을 깔았지만 전자파에 대한 걱정에 사용을 해야 하나 고민이 적지 않다. 밤새도록 전기장판을 사용하자니 전자파 노출로 아이에게 피해가 가는 건 아닌지 우려가 깊다.

 

#사례2. 직장인 B. 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난방비 절감으로 사무실은 춥기만 하다. 그래서 1인용 전기장판을 구매해 사용 중이다. 따뜻한 것은 좋은데 전자파가 어느 정도 나오는 지 몸에는 괜찮은지 항상 궁금하기만 하다.

 

#3. 주부 C씨는 이웃 주민에게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해롭다는 말을 듣고 부엌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베란다 공간으로 옮겼다. 음식을 데울 때도 전자레인지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사용하는 등 여간 신경을 쓰는 게 아니다.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가전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야 전자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시원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활하는 어느 곳에 전자파가 있는지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한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전자파가 존재함은 알지만 직접 느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파란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해 생기는 보이지 않는 파동이다. 쉽게 말해 물이 가득 찬 수영장에 사람이 풍덩 뛰어 들어갔을 때 물결이 출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자파의 본래 이름은 전기자기파이다.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두 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유공간을 빛의 속도로 전파한다.

 

그렇다면 인류가 전기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전자파는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사계절 온 세상을 비추는데 이 햇빛도 전자파의 일종이다. 지구는 전자파에 의해 그 온도가 유지되고 지구상의 온갖 생물도 전자파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생명을 이어간다. 전자파는 주파수(초당 진동) 크기에 따라 전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방사선 등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자파는 전기전자기기나 방송 통신에서 사용되는 전자파다.

 

전자파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신호를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전기전자기기나 장치 등에서 발생한다. 즉 전기신호를 사용하고 있다면 전자파는 어디서나 존재한다. 전자파는 전압이나 전류가 높을수록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전제품의 소비전력이 클수록 많은 양의 전자파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자파는 인체에 해로운 것일까? 영국 등 선진국은 전자파를 잠재적인 위험인자로 분류, 특히 어린이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는 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전자파측정클럽 간사인 강태원 책임연구원(표준연 전자파센터)"전자파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존재한다""병원에서 CT(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전기의료장치로 신체의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 것은 긍정적인 활용의 예다. 하지만 높은 전자파에 오래 노출되면 몸에 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최근 밀양 고압송전탑 설치를 두고 주민과 정부가 분쟁을 벌이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파.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이롭게도 해롭게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이 전자파를 직접 측정하기 쉽지 않아 전자파에 대한 궁금증은 늘 존재한다. 전자파를 일상적으로 측정하는 곳으로는 국가측정표준대표기관인 표준연을 비롯해 이동통신회사, 전파관리소, 방송사, 군부대, 국가 교정기관, 전기전자기기 제조 및 생산업체 등이 있다.


강 연구원은 산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전자파 적합성을 시험한다. 물론 전기안전검사도 더불어 실시한다. 전자레인지의 경우는 생산과정에서 제품 하나하나에 대하여 누설전자파를 시험한다. 휴대전화는 신모델 개발시 전자파흡수율과 전자파 적합성 규격을 고려하여 설계하고 전자파 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출시된 제품은 각종 전자파 규격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전자파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자파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방법은 전자제품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것이라며 전기를 생산하는데 쓰이는 각종 자원은 후대에게도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니만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수많은 전자제품들. 그렇다면 전자파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강 연구원은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전자제품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전자파는 그 세기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줄어들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얼마 전 전자레인지로 끊인 물을 먹으면 뇌기능이 파괴된다는 내용의 전자레인지 괴담이 떠돈 적이 있었다. 이는 학계에도 전달돼 실험을 통해 전자레인지의 안전을 확인하게 됐다전자레인지 안에는 고압의 전원공급 장치가 내장돼 있어 매우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지만, 누설전자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리 중에 20센티미터 이상 떨어져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TV는 화면의 크기에 비례하여 전자파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화면이 클수록 멀리서 보는 것이 좋다. 전기장판은 온도 조절 부분과 장시간 이용 시 전자파 발생이 많아지는 만큼 전기장판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전기장판을 미리 작동해 잠들기 전에 끄고 자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의 경우는 핸즈프리를 사용함으로써 인체, 특히 머리 부분에 흡수되는 전자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가능하면 휴대전화를 잠자리에서 멀리 두고 자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기지국에서 휴대전화가 있는 곳으로 전자파를 많이 보낸다면 그다지 유효한 방법은 아니다.

 

이외에도 기타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난 후에 플러그를 뽑아 두는 것은 대기전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전자파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