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회식의 달. 운전자들은 저녁 무렵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한번쯤 맞닥뜨리게 된다. 음주운전을 했다면 어떻게든 측정에 걸리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쓰기 마련이다. 


▲물을 많이 마신다 ▲껌을 씹거나 양치질(가글)을 한다 ▲호흡을 길게 들이마신다 ▲시간을 끌다가 채혈 검사를 요구한다 등 음주 측정기의 예리함을 피할 다양한 방법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주운전자를 처벌하는 혈중알코올 농도의 기준은 0.05%다. 소수점 몇 자리로도 음주운전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음주측정은 이런 미묘한 차이와 음주측정 재판 과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음주운전을 하고도 알코올 농도 상승기를 따졌을 때 한 명은 면허정지가 되기도 하고 다른 한 명은 사람을 치고도 무죄로 판결이 나는 일이 일어난다. 또, 알코올농도 상승기를 반영해 사고 당시 음주 상태임이 판명이 났어도 ‘오차 가능성, 호흡측정기 자체의 기계적 오차 가능성,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음주측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음주측정기는 폐로 전달된 알코올을 측정


우리가 술을 마시면 체내로 들어간 알코올의 90% 정도는 소화기관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혈액을 따라 폐로 들어가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혈액을 뽑지 않고 날숨을 내쉬는 것으로도 알코올을 측정할 수 있다. 이 때 폐의 공기 2100ml와 혈액 1ml에 녹아 있는 알코올의 양을 같다고 보고 비율을 계산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한다.


이렇게 폐로 들어온 알코올은 운전자가 음주측정기를 ‘후~’하고 불면 음주측정기로 들어가 측정기의 백금 전극과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은 결과적으로 전류를 발생시키고 전류의 양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 곧 알코올농도다.


숨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백금과 만나 아세트산으로 그리고 다시 이산화탄소로 ‘산화’과정을 거친다. 이 때 전자가 생기기 때문에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것이다. 날숨 속에 알코올이 많으면 전자가 많이 생기고 전류의 세기도 커진다.



호흡-알코올 평형상수, 교정가스 조건으로 인한 오차 해결 필요





모든 측정기구가 그렇듯이 음주측정기도 정확한 측정을 위해 교정이 필요하다. 음주측정기는 기체를 측정하기 때문에 교정에는 ‘표준가스’가 사용된다. 


대기환경표준센터 우진춘 박사 연구실에서는 탄화수소가스와 천연가스 측정을 위한 표준물질을 생산하고 인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탄화수소가스에는 알코올도 포함되기 때문에 음주측정기 교정을 위한 표준물질 개발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초부터 경찰의 음주측정기를 관리하고 측정을 체계적으로 다져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불확도가 높아 신뢰성 있는 측정 결과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현재는 도로교통공단에서 경찰이 사용하는 음주측정기의 교정을 관리한다. 


표준연에서 생산한 교정가스는 1차 표준물질로써 다소 비싸지만 국제비교분석을 거친 정확도가 높은 물질이다. 이것은 표준가스업체 등 여러 곳으로 보급되고 결과적으로 경찰의 음주측정기를 교정하는 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우진춘 박사는 경찰이 사용하는 음주측정기의 불확도는 약 5%정도로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음주측정기 자체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음주측정기의 원리에서 살펴봤듯이 측정기는 호흡에 들어있는 알코올의 양으로 혈중알코올의 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호흡에 있는 알코올 양은 혈액 속 알코올 양과 결코 똑같지 않지만 평형 상수로 변환해 어느 정도 같은 값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평형 상수는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 상수는 피측정자의 몸무게 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값이고 외국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을 반영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진춘 박사는 “이 문제가 혈중알콜농도 측정에서 근본적이면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이 상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대책은 무엇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음주측정기의 교정에 사용되는 가스가 완벽히 건조된 상태라는 것에 있다. 실제로 음주 측정을 할 때 우리가 내뱉는 날숨에는 수분이 있고 온도 역시 34도 정도를 유지한다. 교정가스와는 다른 조건을 가진 것이다. 이것으로 인한 오차가 발생하고 약 5% 정도의 불확실성도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음주측정기는 완벽할 것 같지만 오차를 만들어내는 원인들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이것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이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가공육·적색육이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어린이용 비타민에 유해한 합성 물질이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식품에 대한 이슈가 생활 속에서 끊이지 않는다.

 

식품 안전 논란이 계속되자 집에서 직접 식품 유해물질을 측정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인터넷쇼핑몰 등에서는 이들을 위한 휴대용 방사선 검출기, 잔류농약검사기 등을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성과 비용적인 문제점을 고려할 때 일반인이 사용하는 측정기계는 안전한 밥상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을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측정기기와 기기의 정확한 검출을 위한 측정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식품의 안전성을 결정짓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측정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이렇듯 식품안전과 측정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요즘과 같이 유해물질이 자주 발견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품 측정 방법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유기분석표준센터는 식품 속 유해물질과 영양성분 등의 측정표준의 확립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잔류농약, 곰팡이 독소, 잔류 항생제, 식품첨가물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개발을 꼽을 수 있다.

 

된장에 곰팡이 독소가?…인증표준물질로 독소 잡아낸다


최근 연구팀은 된장분말 인증표준물질(CRM, Certified Reference Material)을 개발했다. 된장분말 인증표준물질 개발로 된장 내 독소를 보다 정확히 잡아내 안전한 밥상을 만드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증표준물질이란 시료 중 특정 성분의 함량을 정확하게 측정한 인증값이 부여된 표준물질로 일반 분석기관들이 자신들의 측정방법이 정확한 결과를 내는지 평가하기 위해 사용한다.

 

우리가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는 음식에서도 유해물질이 발견될 수 있다. 특히 발효식품의 경우 발효의 조건이 잘 맞지 않으면 유해한 곰팡이가 번식하며 독소를 생성해내기 때문에 식품계의 주목을 받는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된장 역시 마찬가지. 된장에는 곡류, 육류, 콩류, 향신류 등에서 발견되는 곰팡이 독소인 '오크라톡신 A'가 발생하기 쉽다.

 

오크라톡신 A는 신장과 간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고 면역작용 저해, 급성 지방변성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해 WHO 지정 독성물질로 분류된다. 하지만 발효식품에는 자연히 어느 정도의 곰팡이 독소가 생기기 마련이므로 된장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로 식품이 수·출입되는 요즘은 유통 과정에서 곰팡이에 노출될 수 있고 문제가 될 시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곰팡이 독소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장류 등의 식품에서 오크라톡신 A가 기준치를 벗어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연구팀이 제시한 정확한 된장분말 인증표준물은 측정방법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된장분말 인증표준물질의 불확도는 2%. 불확도는 작을수록 측정이 정확하고 정밀하다는 의미다. 10% 수준인 외국에서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의 불확도와 비교하면 연구팀의 것은 훨씬 정교하다. 된장분말 인증표준물질은 검사기관들의 분석 신뢰성을 향상시켜 국내 유통 중인 식품 뿐 만 아니라 수입 식품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잔류농약 검출, 속성검사기는 무용지물…‘측정표준’ 필요 


친환경 농산물이란 농약을 적게 쓰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을 말한다. 그런데 얼마 전 밝혀진 엉터리 '농약속성검사기' 사건은 친환경 농산물의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시장 점유율 약 80%에 이르는 국내 한 업체가 제조한 농약속성검사기가 사실은 농약을 측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드러난 것. 이 검사기를 통해 측정한 농산물은 농약이 많든 적든 '합격통지'를 받아왔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검사 결과의 신뢰성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기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잔류농약 자체는 간단한 속성 기기로 쉽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유기분석센터 연구팀은 잔류농약 분석용 인증표준물질을 일찍이 개발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1세트에서 약 300병 정도의 인증표준물질을 보급했고 2세트도 모두 판매됐다. 현재 3세트는 거의 다 판매된 상태다.

 

연구팀이 개발해 보급한 잔류농약 분석용 인증표준물질은 국내 검사기관들이 검사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식약청과 국내 식품위생검사 기관들은 식품 분석의 오류를 잡아내는 QC용으로 인증표준물질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