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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엠티지’ 안테나의 최강자를 꿈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들이 우리 주위에는 참 많다. 그 중 하나가 전파다.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가운데 전파를 빼놓을 수는 없다. 아침 출근길에 무심결에 켜게 되는 라디오도 전파를 수신해 여러 소리를 전해준다. 휴대전화는 멀리 있는 그리운 이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게 해 준다. 자동차 리모컨 키도 미약한 전파를 사용한 장치다.

 

그런데, 이 수많은 전파를 송수신하는 장치는 안테나다. 충남 금산 복수면에 위치한 엠티지는 이런 안테나 중에서 초고주파/밀리터리파 대역 안테나와 안테나 측정 시스템을 공급하는 안테나 전문기업이다.

 

 

안테나 개발기술과 측정시스템, 두 개의 솔루션 가진 ‘엠티지’

 

금산 복수면 나지막한 산자락에 사옥이 있는 엠티지는 창업 12년차를 맞은 기업이다. 창립자인 김동석 대표는 젊은 시절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레이더 개발팀의 안테나 개발 담당자였다. 안테나 개발에 매력을 느낀 김 대표는 보다 다양한 안테나 개발을 위해 연구소를 나와 2001년 12월 창업했다.

 

창업 초기 방위산업체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게 휴대폰 시장이었다. 엠티지는 휴대폰 안테나는 물론이고 안테나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엠티지가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기술이었다. 당시는 휴대폰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던 시대였고, 엠티지는 휴대폰 안테나로 인해 창업 초기의 불안정했던 모습을 훌훌 털고 확실하게 기반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장을 거듭해 2006년에는 사옥을 마련하게 됐고, 이때부터 엠티지는 본격적으로 방산 안테나, 통신 레이다, 전자전 분야 안테나에 진출하게 됐다.

방산분야 신제품은 개발기간이 길다. 때문에 제품 판매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게는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엠티지는 탄탄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기업운영으로 꾸준히 방산분야 제품 개발을 해오고 있고 그 중 올해 처음으로 양산되기 시작하는 3개의 제품이 있다.

 

신제품 양산을 앞두고 있는 김대표는 “제품 개발에 짧게는 3년에서 10년까지 시간이 걸리는  제품들이 있다. 평균 5년 정도의 개발기간 후에 양산 단계에 들어선다. 올해는 저희가 개발 중인 제품 중 3가지가 양산되는 해라 더 의미 있는 해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어려운 개발 단계를 지나 선순환의 초입에 들어선 엠티지. 김 대표는 엠티지의 기술력에 대해 자랑스레 말했다. 안테나는 고전적 테마라며 운을 뗀 김 대표는 “모든 기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안테나 개발도 실력을 쌓으려면 오래 걸린다. 고전적인 테마기 때문에 더 그렇다”며 “엠티지의 핵심인력들은 저와 함께 20여년을 같이 일하면서 쉬지 않고 안테나 개발 위해 일했다. 회사는 10년 남짓한 역사를 가졌지만 기술의 역사는 20여년인 셈”이라면서 엠티지 기술력의 첫 번째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엠티지 기술력의 강점 두 번째는 안테나 개발기술뿐 아니라 안테나 측정시스템 기술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업체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경우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안테나 연구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말한다.

“안테나를 만드는 기술과 안테나를 측정하는 시스템은 기술적 유사성이 많고 상호보완적이다. 안테나를 개발하게 되면 그 안테나는 성능을 시험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솔루션을 우리가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엠티지의 기술강점을 말하는 김동석 대표의 표정과 말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력을 갖기까지의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엠티지 인재에 대한 김 대표의 자랑은 기술에 대한 것보다 더했다. 그는 기술은 사람이 쌓아가는 거라면서 “우리 엠티지의 기술은 전수과정의 단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비교적 단기간이지만 도달해 있는 기술수준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엠티지의 탄탄한 기술력의 바탕에는 어려운 일도 마다않는 직원들이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안테나 기술은 3D업종으로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안테나를 안 하려는 추세인데, 그럼에도 직원들이 열성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10여년을 쉬지 않고 안테나 개발을 해왔던 엠티지. 실제로 엠티지가 생산하는 안테나 종은 100여 가지나 된다. 특히 전자전 쪽 안테나는 국내에서는 엠티지만이 솔루션을 갖고 있다.

 

 

 

 

 

안테나 클럽 초기 멤버 인연 지금도 지속

 

국내 내로라하는 안테나 기업 가운데 하나로 우뚝 선 엠티지의 창업 무렵을 기억하고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강진섭 안테나 클럽 간사는 김동석 대표의 말을 들으며 뿌듯해 했다.

 

강 박사는 “엠티지와의 인연은 2001년 표준연이 안테나 평가시설을 구축할 때 시작됐다. 도입 시설을 국내 것으로 하느냐 외국 것으로 하느냐 고민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즈음에 김 대표를 처음 만났다. 당시 엠티지는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힘들던 시기였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그 때 결국 외국 제품을 선택했는데, 그 일에 대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회고했다.

 

처음의 인연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이후는 달랐다. 강 박사는 엠티지와 2006년 표준연의 근거리장 안테나 관련 포럼을 통해 다시금 인연의 끈을 잇게 됐다. 그리고 그 끈은 더 견고해졌다.

 

강 박사는 “기업과 함께 하는 과제가 끝나면 만남을 지속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근거리장 안테나 관련 포럼이 끝난 후에도 교류를 지속하자고 해서 2008년도에 우리 연구소 내에 일반 안테나 측정클럽을 만들었다. 그 이후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다”며 안테나클럽과의 긴 인연을 풀어냈다. 
 
강 박사의 얘기를 들은 김 대표는 뭔가 생각이 난 듯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안테나 측정 관련 학회도 있고 모임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활동이 미미했다”면서 “어렵게 인연을 맺었는데, 아쉬워서 범위를 안테나 전반으로 확대해서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고 강 박사님께 제안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안테나 측정 장비도 필요하지만 기업이 비즈니스하기도 바쁜데 측정기술까지 갖고 있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런데, 표준연은 기술적 노하우도 있고 장비도 있으니 중소기업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가져주셨으면 싶어서 안테나 측정클럽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데, 안테나 측정클럽 창립 이후 국내 안테나 측정기술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안테나 측정 기술은 여러 형태 기술이 종합된 복합기술이다. 그런데, 안테나 측정시설에 대한 국제 표준은 사실 정해진 게 없다. 통일된 인증 기준 부재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김 대표는 “고객들은 제품을 신뢰하기 위해 우리 제품을 시험평가한 곳이 인증 받은 시설인지 알고 싶어한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인증방법이 없는데, 이럴 때 표준연의 실험결과와 비교, 분석해서 제시하곤 한다”며 표준연의 역할을 말했다. 

 

 

측정클럽과의 교류는 ‘종합선물세트’

 

엠티지는 2009년 홈닥터 지도기관으로도 지정돼 안테나 특성 측정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지도받기도 했다. 안테나 클럽 간사인 강 박사는 물론이고 김정환 박사에게도 시험 서비스 자문을 받는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홈닥터’란 좋은 제도가 있다는 게 반가웠다며 “기관에 계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결과내기가 힘든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다. 이 분야에 대한 사명감이 있지 않고는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고, 표준연을 비롯해 측정클럽과의 교류는 저희 입장에선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강 박사는 안테나 측정클럽 초창기부터 활발히 활동해온 엠티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학회 등에 가면 교수, 연구원들이 대부분이다. 안테나 측정클럽을 창립한 건 엔지니어들의 동호회 발전 위해서였다”며 “이런 순수한 목적으로 편하게 만나는 교류의 장을 열었더니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평상시에 겪었던 고민, 성공 사례들을 정기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안테나 분야의 발전을 자연스럽게 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표와 국가기관 연구원이라는 것만 다를 뿐 안테나 기술 발전을 위한 생각은 같은 듯한 두 사람. 김 대표는 더 발전된 안테나 기술을 위해서라며 “안테나는 고전적 기술이라 응용범위도 넓어지고 있고 시험평가도 복잡해지는 추세다. 미국은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표준을 선점하고 있는데, 표준연이 조금 늦긴 했지만 기술표준 정립을 시작했으니 이런 부분들을 선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테나 비즈니스가 아직은 국내에 국한돼 있지만 해외시장으로 도전하는 일이 먼 일은 아닌 것 같다. 몇 년 안에 될 텐데, 국가표준기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기술적 선도를 이뤄주면 더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강 박사는 “측정 클럽 활동을 하면서 산업체의 요구를 직접 청취하게 됐다. 기업의 요구사항을 정부과제로도 잘 도입하고 싶은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못 갔다”며 “안테나 클럽 초기에 엠티지와의 인연이 시작됐는데, 지금 회사 규모가 이렇게 커진 걸 보니 뿌듯하고, 엠티지의 맨파워를 생각하면 대표님 말씀하신 대로 충분히 해외를 공략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렇게 서로의 바람을 전하며 어깨를 다독이는 모습이 마치 오랜 친구와도 같은 두 사람. 마지막으로 김 동석 대표는 “좋은 회사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겠지만 회사가 갖춰야할 절실한 덕목은 생존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래 유지되고 나라에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그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 첫 단추는 어느 정도 꿴 것 같고, 초심을 잃지 않고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로 오래 존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