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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멤버 인터뷰

"맛있는 농산물 계측 절대법칙을 구한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과일과 곡물은 같은 무게이면서도 크기와 맛 등에서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이 가격을 정하는 기준점은 바로 계측기 전문제조업체 (주)지원하이텍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측정클럽(이하 측정클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곡물 수매 때 예전에는 검사원들이 쌀의 결이나 냄새, 씹어 보는 등의 행위를 통해 등급을 나눴다면 이제는 정량화된 기준값에 맞춰 값을 측정하고 분류하는 정확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특히 과일의 경우엔 가장 맛있는 당, 산의 비율을 측정해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상거래의 공정성이 확보되었다. 

 

지원하이텍은 각종 수분계, 당도계(Brix굴절계), 온습도계, 염도계, 비중계, 온도계, 꿀수분계 등을 연구, 개발·생산해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 농업기술센터, 농업 관련 학교 및 지방 농협, 농가 등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농산물 계측기를 해외에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과일)산도 계측기 점유율 100%를 자랑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사용방법은 계측기에 곡물을 넣거나 과일즙을 넣으면 과일의 경우 당도와 산도를, 곡물의 경우 수분함유량을 측정해주는데, 제일 맛있는 기준값에 가까울수록 1등급이다.

 

이에 대형마트나 과일을 출고·출하 하는 도매업은 물론,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원하이텍의 계측기는 이미 유명인사다.

정광식 지원하이텍 이사는 "곡물의 수분이 부족하거나 많으면 식미가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외면한다고 하며, 고품질의 곡물은 수분의 유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측정을 통해 관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일도 마찬가지로 신맛이 강하게 나왔다면 수확하지 말고 물을 더 공급해 신맛을 줄이는 활동 등, 1등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측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원하이텍의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약 50만 원 가량의 일본계량기들이 국내에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원하이텍의 제품은 센서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16만 원 정도로 저렴하면서 KRISS의 자문을 받아 정확한 값까지 구하고 있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60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해 성능까지 인정받고 있다.

 

 

◆ KRISS와의 인연, 측정클럽으로 이어지다

 

 

 

정광식 이사는 현재 측정클럽(온습도클럽)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측정클럽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를 묻자 "그 이야기 하려면 90년대로 거슬러 가야한다"며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90년 이전에도 곡물 수분계측기가 있었지만 아날로그타입의 계측기였다. 당시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곡물 수분계측기의 디지털화에 힘썼고 그때 우리가 곡물수분측정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곡물수분측정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기저항식과 전기용량식을 활용해야했는데 우리는 전기저항식을 이용했다. 전기저항식은 밀도에 관계없이 분쇄 압축만으로 이루어져 정확, 정밀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개발 완료 후 성능평가가 반드시 요구됐고, 교정을 통해 그 값을 확인 하려고 할 때 교정해주는 곳이 마땅히 없었다. 그 때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RISS가 떠올랐고 직접 찾아가 교정을 부탁드렸다. 그것이 인연이 돼 지금 온습도클럽까지 이어지게 됐다."

 

 

 

KRISS의 교정을 통해 개발의 중요 부분 및 풀리지 않는 숙제를 해결하는 등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계량기 개발에 성공한 지원하이텍은 농업종사자들에게 간편하면서 빠르게 곡물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곡물수분측정기 기존 사용률 200여대에서 20만대 이상으로 농가 활용도를 높이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곡물 수분측정기는 법정계량기기로 기술표준원 기술규격이 고시되어 외국산과 경쟁하는 품목으로  KRISS와 측정클럽과 끊임없이 접촉하며 표준값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외국에서도 신뢰 받기 시작했다.

 

"계측기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정확도만큼이나 재현성이 중요하다. 예로 A 시료로 실험을 했는데 동일 값이 나오지 않는다면 누가 신뢰를 할까. 재현성 실험을 위해 표준시료제조방법이 필요했는데 측정클럽에서 많이 배웠고, KRISS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그대로 쓰기도 했으며, 표준원 연구원들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지식 등의 조언들을 반영, 그 결과 우리제품은 외국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원하이텍의 산도측정기는 최근 캘리포니아 커니 농업센터 연구원과 캘리포니아주 팔리어의 산호아킨 밸리 농업과학센터, 미국 농무부의 농업연구 서비스센터의 공동연구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센터들은 '감귤류 과일의 산도를 신속하고 쉽게 측정하는 휴대용 기기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공동 작업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하이텍에서 개발한 산도측정기를 사용할 경우 신속하고 간편하게 측정 가능하기 때문에 감귤류 산업에서 잠재성이 큰 도구라고 평가되기도 했다.

 

 

 

◆ "KRISS 관계자들, 측정클럽 활성화위해 더 많은 고민해줘 감사해"

 

지원하이텍이 측정클럽 회원사로 활동한 것은 초창기부터다. 그동안 만나온 연구소, 교정기관, 산업체관계자들과 나누는 경험담, 조언 등은 지원하이텍 계측기개발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산업체 연구실무자 및 KRISS 박사님들이 연구실에서 실제 경험한 노하우와 체험담 등은 지원하이텍 계측기개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발표내용을 듣고 '우리 회사의 제품과 저 기술을 접목시켜보는 것은 어떨까'를 늘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세미나 참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온습도클럽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는 각 산업분야가 활용 가능한 내용들이 자세히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늘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측정클럽은 온습도클럽을 비롯해 총 25개 분야가 있으며, 세미나는 연 2회 진행 중이다. 그 중 온습도 측정클럽은 금번에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온도, 습도, 수분, 센서, 장비 등의 주제에 큰 관심과 호응을 보이는 등 매우 활성화되고 있는 모임에 꼽힌다.

 

그는 회원들이 업무현장에서의 애로사항 및 질문 등을 많이 노출하여 좀 더 클럽을 활용해주기를 바라면서"측정도 중요하지만 측정으로 얻어진 값을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산업체 및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측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측정으로 얻어진 측정값을 활용하여 제품개발 및 품질유지관리에 이용하는 것이 측정만큼이나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많은 분들이 KRISS와 접촉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인 박사들이 우리 제품을 완벽하게 바꿔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몫은 엔지니어가 얼마나 간파를 하느냐에 달렸다"며 "그 사람들의 경험을 듣고 우리 기술에 이렇게 접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우리 몫"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측정클럽관계자들에게 "운영위원들이 측정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지만 특히 KRISS 관계자들이 더 많이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 늘 감사하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