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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한국과의 측정과학 분야 협력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적 위기 극복위해 존재하는 中 계량과학연구원



 
“한국과의 측정과학 분야 협력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적 위기 극복위해 존재하는 中 계량과학연구원
공무원 과학이해 힘쓰고, 과학자는 성과로 보답

“저희 연구원에는 아직까지 측정클럽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측정클럽 활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지요. 앞으로 산·학·연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측정클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측정클럽을 통해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계량과학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Metrology·NIM, 원장 Zhang Yukuan) Gao wei 국제협력팀장의 말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2005년 이후 NIM과 측정분야 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NIM 내에는 아직까지 측정클럽이 조직돼 있지 않지만 2010년 측정의 날 종합워크숍에 발표자를 파견하는 등 상호 측정기술 발전을 위해 측정클럽과도 꾸준히 관계를 맺어왔다.


측정클럽은 최근 ‘2011년 종합워크숍’을 앞두고 워크숍 참가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NIM을 직접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는 중국에서의 NIM의 역할과 위상을 파악하는 한편 직접 교류의 물꼬를 트는 작업도 포함돼 있었다.


◆ NIM, 중국 멜라닌 사태 극복 등 국가가 필요로 한 연구 집중

▲ NIM 창평 캠퍼스

베이징에 위치한 NIM은 측정과학 연구와 법정계량 기술 분야의 활동을 담당하는 국가 연구센터로서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처럼 중국의 측정과학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출연연구소다. 1955년 4개 연구부와 11개 연구실로 설립됐으며, 현재 ▲길이부 ▲열부 ▲역학부 ▲전자기부 ▲고주파부 ▲광학부 ▲전리방사선부 등 10개의 연구부와 수십 개의 연구실이 운영되고 있다.


NIM은 베이징 시내 중심부와 창평구, 두 개의 캠퍼스가 가동되고 있으며 창평 연구소는 연구 중심 활동을, 시내 연구소는 대민 서비스와 일부 연구를 담당한다.


NIM의 주요임무는 국가계량 기준과 표준을 정립하고 유지·개선하는 것. 또한 유관 계량기준기와 표준계기 등을 국제표준과 일치시키며, 정밀측정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NIM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 연구기관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 경기의 기록 측정의 정확성 향상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정부와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올림픽의 성공적 진행에 기여했다.


당시 올림픽 복사 안전 테스트 시스템 핵심 기술연구, 냉각 원자 나노 사이즈 계량 기준 핵심 기술연구, 동위원소 존재도 기준에 대한 연구, 정밀구조 상수 측량 핵심기술 및 전기용량에 대한 연구 등 10여개의 중대 프로젝트를 가동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NIM은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국이 국제 계량과학기술계의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입증해 냈다.


NIM은 중국 유제품의 멜라닌 사태를 해결하라는 정부의 미션을 받아 신속하게 연구를 완수하기도 했다. 멜라닌 검출방법을 연구함으로써 멜라닌 파동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과 멜라닌 사태 극복 등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추진하면서 NIM 연구원들은 큰 보람을 맛보고 있다.


NIM에서는 파장, 시간 주파수, 전압, 저항 등의 분야에서 자연기준을 구축했으며, 현재 기준에 대한 기술제조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측량의 정밀도와 자동화 수준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또 세슘원자 시계 장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중국 시간 주파수 계량 정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06년 이후 국가 과학기술정책이 새롭게 정립되면서 NIM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2005년 이전에는 수십억 위안 대에 불과하던 정부 예산 투자가 최근 들어서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단 우녕(Duan Yuning) NIM 부원장은 "중국 정부에서 계량측정원이 사회경제 발전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판단해 투자를 늘린 것"이라며 "NIM에서 진행하는 학술대회를 정부 공무원들이 배우는데 힘쓰고 있고, 현장에 와서 직접 과학기술을 보고 평가하며 과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있고, 연구원과 정부 공무원 간의 신뢰가 높다는 점에 NIM 연구원들은 특히 자랑스러워하고 만족해하고 있었다.


◆ NIM의 연구현장 초점은 '실용 연구'

▲ NIM 연구소 내의 전자파 실험실

NIM 연구소 내의 전자파 실험실은 높은 벽과 넓은 실험실이 SF영화의 한 장면을 촬영하는 부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 곳은 전자파가 전자제품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곳으로 높이 23m 넓이 17m 규모의 이 실험실은 중국 내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고 다양한 실험에 활용되고 있다.


실험실 가운데 위치한 안테나 앞에 실험할 제품을 놓는다. 그리고 안테나로 전자파를 쏴 전자파에 대한 제품의 반응을 실험한다. 실험실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크기의 제품 실험이 가능하다.


전자파 실험실의 한 여성과학자는 "실험실이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자동차와 같이 커다란 제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크게 지었다"면서 "전자파를 연구하는 실험실의 크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NIM의 실험실은 국내에서도 크고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화학 관련 연구를 하는 실험실에서도 단백질 분석기기와 성분 분석기, 정밀측정기계 등 여러 장비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화학연구소는 베이징 시내 연구소에도 있다. 화학연구소장은 "중국에서 화학이 환경주범의 요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앞으로는 화학을 통해 환경보호를 할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춰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국가 위한 연구자, 돈 벌거나 노벨상이 목표 아니다"
단 우녕 중국계량과학연구원 부원장 현지 인터뷰
국가적 재난 발생 투입 시스템 체계적 구축에 앞장서

"노벨상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중국계량과학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Metrology·이하 NIM)은 국가 사회 발전에 그 존재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쓰촨성 대지진과 멜라닌 사태,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의 참여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죠. 정부는 NIM이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해 얼마나 일을 했는지를 평가합니다."



▲ 단 우녕(Duan Yuning) NIM 부원장

북경 시내 자연보호 지역인 명릉(Ming Tombs) 경내에 위치한 NIM 창평 캠퍼스는 진동과 소음 장해를 최소화함으로써 고도의 환경적 안정성을 확보해 연구원들에게 첨단의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단 우녕(Duan Yuning) NIM 부원장은 "돈을 얼마를 벌었는가는 평가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라면서 "국가를 위해 연구하는데 과학자들의 성취감이 높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어오고 싶어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측정과학 연구와 법정계량 기술 분야의 연구 활동을 담당하는 국립연구센터 NIM은 중국 중앙 정부의 계량감독시험검역총국(AQSIQ) 산하에 소속돼 있으며, 크게 비영리성 조직과 수익성 기업 조직으로 나뉘어져 있다. 비영리성 조직은 정부 지원 하에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약 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수익성 기업조직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측정표준 장비를 제작하는 조직으로 3개 산하센터로 구성돼 있다. 연구와 수익성 구조가 철저히 분리돼 있어 연구에만 집중해야 할 과학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7억 위안의 예산이 투입된 창핑 캠퍼스의 경우, 기초기술만을 담당하는 연구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북경 시내에 위치한 NIM 본원과는 달리 철저히 연구만을 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으로, 이 곳에 속해있는 연구원들은 양질의 연구 결과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 부원장은 "중국 문화대혁명 때 교육과 과학, 기술 등 전문 분야의 지도를 당성이 강한 비전문가가 장악했었습니다. 전문성보다는 당성을 중요시했죠. 당연히 전문 분야의 지식 수준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어요. 후계자 양성도 못해 사회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많이 바뀐 거예요"라며 최근 급격히 나아진 과학기술 부흥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도 취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런 속에서 과학자는 안정적 직업군에 속해 있죠.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서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요. 최고는 아니지만 대우가 좋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의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내년에는 예산이 더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단 부원장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기획한 NIM의 10개년 계획 중, 지난 해 5개년 계획이 완료된 상태다. 2010년 한해에만 투입된 예산이 12억 위안으로, 앞으로는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가적 대응 상황에 발 벗고 동참,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

중국의 경우 국가적으로 대처해야 할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에서 우리나라의 정부출연연구소 격인 NIM 등에 먼저 요청을 한다. 각 기관에서 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제출하라는 식인데,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기관들은 일제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들을 리스트업해 제출한다.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NIM의 설립 목적이 다른 어떤 점보다도 공공성을 표방하기 때문에, 국가적 재난 상황 발생시 정부의 요청에 응하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된다.


단 부원장은 "쓰촨성 지진과 멜라닌 사태, 베이징 올림픽 등이 해당됩니다. 베이징 올림픽 때에는 기록 측정을 담당했고, 멜라닌 사태 때는 멜라닌 검출 방법 등을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일들이 해결되거나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고 말했다.


◆ 한국과 긴밀한 협력 유지, 인력 교류 등 향후 활발한 협력 기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과의 MOU는 2005년 9월8일 체결됐으며, 지난 해 9월에 재연장했다. MOU 내용은 한국과 중국의 국가표준기관 측정과학기술 분야의 기관간 협력기반 구축으로 연구협력과 인력교류, 정보교환, 표준비교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시 별도의 문서합의로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협력 활동은 국제공동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NIM과 표준연은 일본과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그 밖에도 기관장 회의나 공동 세미나도 함께 병행해 개최하고 있다.


'한·중·일 CRM 개발 네트워크 구축'이 연구사업명으로 각국의 대표 표준기관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인증표준물질 개발과 활용에 관한 협력 사업으로 이미 10차례에 걸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ACRM(Asian Collaboration on Certified Reference Materials)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결성하고 기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CRM 공동 개발을 통해 ▲교토의정서에서 채택된 온실가스 감축 시행에 공동 대응 ▲EU의 특정유해물질규제 발효에 공동 대응 ▲식품, 환경 분야의 CRM 공동분석 등의 성과를 이룩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NIM은 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NIM은 지난 2005년 중국의 기초과학육성계획과 맞물려 2개로 나누어졌습니다. 2005년의 1인당 GDP 비율보다 과학 투자율이 초과한 년도이기도 하죠. 기업을 돕는 연구소, 공익을 위한 연구소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