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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소식/클럽뉴스

마음을 나누다, 측정클럽



 
마음을 나누다, 측정클럽
일반인이 생각하는 학술교류 워크숍의 모습은 딱딱하고 정적인 현장이 대부분이다. 측정입문자들을 위해 일반인도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측정 전문 기술교류 워크숍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 열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주최된 측정클럽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경직되고 딱딱한 워크숍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워크숍 참가자들은 그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이나 노하우를 가감 없이 표현하고 공유하며 지식과 경험을 확장시켰다.
빛나는 지식과 따뜻한 인간미가 흘러넘치는 커뮤니티, 측정클럽을 소개한다.

 

따스한 5월의 봄볕 사이로 멀리 보이는 표준과학연구원의 기술지원동은 한여름 축제와 같은 열기로 가득했다. 측정클럽 참가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서로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워크숍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에너지 넘치는 참가자들 사이를 지나 건물 입구에 도달했을 때, 측정클럽 도우미는 사전예약을 하지 않고 와도 입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위를 자세히 둘러볼 새도 없이 명찰은 어느새 깔끔하게 발급되어 있었다. 명찰을 착용하고 어엿한 측정클럽 일원의 모습으로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자 중소기업의 측정 장비가 정돈되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서로 장비설계부터 작동과정까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 입구에서 총 책임을 맡고 있는 남현수 박사에게 측정클럽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하자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측정클럽은 전국에 있는 측정표준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의 원활한 정보교류와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이번 종합워크숍은 벌써 11번째 모임인데요,경도·X선·표면분석·길이·안전계측·압력 등 20개 클럽이 모여 17개의 세션으로 구성해 세부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각 분야별로 장비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측정클럽을 향한 두터운 애정이 느껴지는 그의 설명과 눈빛은 지금까지 이어온 측정클럽의 원동력인 듯 했다.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측정 장비의 성능에 감탄하며 설명을 듣던 중, 워크숍 진행을 위해 해당 분야 세미나실 입장을 부탁한다는 행사 도우미의 안내가 있었다. 참가자들과 함께 따라 들어간 세미나실의 분위기는 자유스러움과 여유가 넘쳤다.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참가자 모두가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측정클럽의 가입조건은 전문가에 국한되지 않고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갓 측정표준과학에 입문한 초심자들까지 매우 광범위했다. 그제야 비로소 측정클럽이 왜 지금처럼 자유로운 모습을 갖추었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측정클럽은 지식관련 발표를 위한 모임이 아닌, 지식을 얻으려 노력하는 사람을 위한 모임인 것이다. 그 때문인지 발표와 강의 또한 사람을 향하며 부드럽게 시작되었다. 발표자는 시원하고 가감 없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좌중을 폭소에 빠뜨렸다. 참가자들은 발표자의 열띤 강의 아래 즐겁게 호흡하며 진행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생산품의 성능과 결과만 보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생산품이 나올 때까지 쏟아 부어야 하는 노하우와 경험입니다. 측정클럽이 다른 학술회의와 차별되는 점은 경험과 노하우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에요. 일반적인 학술회의는 논리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이에 비해 측정클럽은 여유가 있죠. 참가자들은 세미나 발표자에게 애로사항도 마음껏 건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감정에 충실하고 인간중심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하우와 경험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측정클럽을 소개하며 남현수 박사는 이어 측정클럽의 활짝 열린 문을 강조했다.

“측정에 관련되는 집단이라면 누구나 올 수 있죠. 기술전문가부터 장비산업체, 장비사용자, 연구자, 그리고 입문자까지 다양합니다. 또 측정클럽은 돈을 전혀 요구하지도 않아요. 사회 집단에 비유하자면 동호회나 동아리를 예로 들 수 있어요. 측정이나 표준을 좋아한다면 누구든 와서 얻어갈 수 있는 모임이지요.”

 


 

워밍업 단계와 같은 오전 개별클럽 세션이 끝나고 강당에선 측정클럽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전체 세션이 진행되었다. 강당가득 자리를 메운 청중을 상대로 김진석 선임본부장의 원장 환영사 대독이 시작되었다. 측정클럽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바란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 환영사 이후, 이규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중소기업지원센터장과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중소기업지원센터장, 마지막으로 김인철 전경련 기업지원소개 전문위원의 중소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 사업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전체 세션이 마무리되고 강당 밖으로 나와 보니 참가자의 수는 어느새 곱절 가까이 돼 있었고, 그 사이로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껏 사그라질만한데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분야에 몸담은 회원들이 입장하고 행사장 안의 열기를 지속시켜주었다. 측정클럽 워크숍행사장 위에 가만히 서 주변을 둘러보자니, 단순한 워크숍에 온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측정표준인의 축제’에 온 느낌이었다. 측정클럽은 지금도 힘차게 발전중이다. 지금까지 이룬 측정클럽의 성과는 우리나라의 기술·산업분야의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 축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앞으로의 측정클럽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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