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온습도 조절은 제품 제조공정과 품질 결정의 핵심!



 


온습도 조절은 제품 제조공정과 품질 결정의 핵심!

김용규 온습도 측정클럽 회장, “사람 냄새나는 클럽으로 만들고 싶어”
산학연 고른 분포, 해외교류도 적극적


‘사물의 가장 바깥쪽, 또는 윗부분’ 혹은 ‘계면 중에서 한 쪽 상이 기체인 경우, 기체-액체 및 기체-고체 계면’. '표면'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전적, 화학적 정의다.

 

‘온도와 습도’. 뉴스 말미에 전하는 날씨 예보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일 것이다. 그뿐 아니다. 질량, 힘, 길이, 압력처럼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전문 용어 중 하나다. 집에서 튀김을 만들 때 기름 온도가 맞지 않으면 너무 눅눅해지거나 속이 익지 않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 해봤을 터. 여름에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상승한다는 얘기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 분야에서 온도와 습도의 개념은 확 달라진다. 따뜻하거나 땀이 많이 난다는 정도가 아니다. 제품 생산과정과 품질에 있어 온습도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제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과정을 보자. 실리콘 웨이퍼에 여러 가지 도핑원소를 집어넣어 원하는 품질의 반도체 원 소재를 만들어내는 확산공정에서 온도조절이 정확하지 않으면 도핑층의 두께가 잘못돼 원하는 반도체 소자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된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도 온도는 중요하다. 철광석과 코크스를 넣고 1000도씨 보다 훨씬 높은 고온에서 둘을 반응시키는 환원공정을 통해야 철강이 추출되는데 온도가 맞지 않으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거나 에너지를 필요 없이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온도가 사실은 측정하기가 꽤나 까다롭다. 온도는 열이 얼마만큼 있느냐를 숫자로 표시하는 건데 열은 형체가 없으면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까지 지녀 특정 시점과 지점에서의 측정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온도 측정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온도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도가 보장된 측정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온도를 잴 때 문제가 따라다닌다. 그 측정기기조차도 온도를 재려는 물체나 공간에 갖다 대는 순간 대상 온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온도를 잰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정이 된다.

 

온도는 습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습도는 일정한 공간 안에 물 분자가 몇 개 들어있느냐를 측정하는 지수다. 물 분자는 다른 물체와 결합해 그것을 녹슬게 하는 인자 중 하나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사용하는 가스 중에 물분자가 거의 없도록 물 분자 개수를 통제해야 한다. 한편, 상대습도의 개념에서 보면 온도가 높아지면 수용 가능한 물 분자수가 늘어나므로 측정에 있어 온도와 습도는 동시에 놓고 봐야 하는 요소들이다.

 

온습도 측정클럽은 측정 중 어려운 점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같이 해결해보자는 차원에서 결성됐다. 2004년 측정클럽이 정식으로 출범할 때 함께 한 7개의 측정클럽 중 하나이기도 하다.


◆ 2012년 개정된 절차서 교육 집중


“온습도 분야는 한 마디로 전통 장맛 테크(기술)다.”

 

김용규 온습도 측정클럽 회장의 말이다. 온습도 측정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오랫동안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연구를 진행해와 관련 기술도 어느 정도 성숙됐고 장비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다른 산업분야의 발전에 밑받침되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계측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상황도 다른 측정클럽과 비슷한데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정밀도가 아주 좋아야 하는 표준기급 교정에 필요한 장비는 해외에서 들여오지만 과학기자재, 온도조절기, 온도계 등 일반적인 측정기들은 우리나라에서 다 생산 가능하다”며 “그런 고급 계측기는 시장수요가 많지 않아 우리가 뛰어들지 않는 것일 뿐,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2012년 측정클럽 기술 분야 활동의 상당 부분은 최근 개정된 온습도 분야 교정 절차서 교육에 좀 더 치중할 생각이다. 절차서들이 이전에 비해 난이도가 높아져 현장 교정담당자들과의 일대일 맞춤교육으로 전반적인 이해도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 김 회장이 꿈꾸는 측정클럽의 바람직한 미래 모습은 의외다. 바로 인간적인 클럽을 꿈꾼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뭔가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교류하며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장으로서의 측정클럽의 모습을 많이 강조하는데 말이다.

 

“같은 취미로 만난 사람들이 운영하는 동호회 중 유난히 활동이 활발한 곳을 봐라. 서로 특별히 취할 이득은 없지만 그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면서도 열정이 넘치지 않느냐? 온습도 측정클럽의 나아갈 방향도 이랬으면 좋겠다.” 그렇다, 공자님도 배우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측정관련 최신 정보를 나누고 측정 장비를 소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른 측정클럽과 같다. 김 회장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이 좋아서 보고 싶고 그러다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얘기들도 솔직하게 나누는 모임을 원한다. 언제까지 누군가는 주기만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받기만 하는, 또 자기가 필요할 때만 참석하는 그런 모임은 안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마디로 즐겁게 부담 없이 만나는 측정클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