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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압력클럽-협성히스코, 초고압·동압(動壓) 정밀계측기술 개발 손잡다



 


압력클럽-협성히스코, 초고압·동압(動壓) 정밀계측기술 개발 손잡다

[측정클럽-회원사 윈윈 사례-1]수입 제품 성능 떨어져 직접 개발 나서
하드웨어의 90% 완성, 성능 향상 위한 마무리 작업 중

“제품 사양에 적혀있는 압력까지 올리지도 않았는데 왜 고장이 나는 거지? 고장이면 곤란한데 이거, 수입 제품이라 수리를 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리잖아….” “그러게 말이야, 비싼 돈 주고 들여왔는데 자꾸 말썽을 일으키니. 이참에 아예 우리가 만들어 보는 건 어때?”

 

압력클럽 소속사이자 압력 관련 측정기 전문업체인 '협성히스코'에서는 아주 높은 압력(초고압)과 변화하는 압력(동압) 아래에서 정확한 측정과 교정을 위해 오랜동안 외국에서 직접 관련 제품을 수입해 왔다. 국산 제품으로는 그 정도의 기술 수준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나먼 외국에서 가져다 쓰다보니 운용과 수리 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제품의 질도 의심스러웠다. 830 MPa(압력 단위 0.1 MPa은 약 1.01기압에 해당)의 초고압까지 측정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그 보다 낮은 압력에서 기계가 망가지기 일쑤였다. 게다가 자체 제작이 아니다보니 조작이 미숙하거나 수리비가 비쌀 수밖에 없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용역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속이 탈 노릇이었다. 협성히스코로서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국내에서 직접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압력클럽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표준연과 연구개발을 같이 한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표준연 압력클럽과 협성히스코는 수요처인 국방과학연구소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초고압·동압 정밀계측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 측정시간 단축, 범위 향상이 과제

 

초고압이란 보통 100 MPa 이상을 말한다. 동압은 말 그대로 움직이는 압력을 말하는데 측정에서 문제가 되는 건 급격하게 변하는 압력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측정은 상당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초고압·동압의 예는 자동차 엔진이며 선박과 항공기 엔진을 비롯해 미사일, 로켓 등 무기와 관련한 국방 산업 등 다방면에서 관련 측정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고압에는 고온이란 조건이 항상 동반하기에 그럴수록 측정기기의 안정성과 정확도는 매우 중요하다.

 

 

협성히스코가 제품을 직접 개발하기까지 국내에는 초고압·동압 센서와 표준 교정기를 제작하는 곳이 전무했다. 그래서 보통 수입제품을 사용하는데 동압 센서 하나의 가격은 몇 백만 원에 이르고 초고압 동압 교정기의 경우 10억까지 꽤 비싼 편이다. 그나마도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후 관리도 까다롭기 그지없었다.

 

동압센서의 경우 물리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 응답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미사일과 같은 발사체를 보자. 압력이 순간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순간은 1 ms 정도이고 초고압, 동압 상태가 유지되는 시간은 약 20 ms 정도로 짧다. 그러니 측정기기의 반응속도가 느리면 처음부터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정부의 ‘자주 국방’ 모토에 따라 무기 국산화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 우주인 배출을 계기로 항공분야 투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초고압·동압 분야 계측기기의 국내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마침 각국 표준기관에서도 동압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고 있어 표준연 역시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어느 정도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 상태였다. 또한 표준연으로서는 개발된 동압센서와 교정기가 다른 나라에서 측정 동등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주변 환경이 필요성은 느끼지만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했던 협성히스코가 연구역량을 가진 표준연, 제작된 동압센서와 교정기를 사용할 국방과학연구소와 개발을 시작한 직접적인 배경이다.

 

개발 프로젝트는 2009년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일단 동압 교정기에 초점을 맞춰 현재 하드웨어의 90% 이상을 제작 완료했고 안정성과 성능 점검 등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개발의 처음부터 함께 하고 있는 압력클럽 간사 최인묵 박사는 “교정기의 경우 이미 100 MPa에서 830 MPa까지, 1 ms 범위 내의 측정의 정확도는 기존의 제품보다 10배 이상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준”이라면서 “측정 시간을 단축하고 초고압 한계선을 높여 측정범위를 넓히는 게 다음의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 호에는 최인묵 박사와 협성 히스코를 방문해 회사 소개와 개발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