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국가 위한 연구자, 돈 벌거나 노벨상이 목표 아니다" 단 우녕 중국계량과학연구원 부원장 현지 인터뷰 국가적 재난 발생 투입 시스템 체계적 구축에 앞장서
"노벨상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중국계량과학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Metrology·이하 NIM)은 국가 사회 발전에 그 존재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쓰촨성 대지진과 멜라닌 사태,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의 참여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죠. 정부는 NIM이 국가 사회 발전을 위해 얼마나 일을 했는지를 평가합니다."
북경 시내 자연보호 지역인 명릉(Ming Tombs) 경내에 위치한 NIM 창평 캠퍼스는 진동과 소음 장해를 최소화함으로써 고도의 환경적 안정성을 확보해 연구원들에게 첨단의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단 우녕(Duan Yuning) NIM 부원장은 "돈을 얼마를 벌었는가는 평가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라면서 "국가를 위해 연구하는데 과학자들의 성취감이 높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어오고 싶어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측정과학 연구와 법정계량 기술 분야의 연구 활동을 담당하는 국립연구센터 NIM은 중국 중앙 정부의 계량감독시험검역총국(AQSIQ) 산하에 소속돼 있으며, 크게 비영리성 조직과 수익성 기업 조직으로 나뉘어져 있다. 비영리성 조직은 정부 지원 하에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약 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수익성 기업조직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측정표준 장비를 제작하는 조직으로 3개 산하센터로 구성돼 있다. 연구와 수익성 구조가 철저히 분리돼 있어 연구에만 집중해야 할 과학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7억 위안의 예산이 투입된 창핑 캠퍼스의 경우, 기초기술만을 담당하는 연구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북경 시내에 위치한 NIM 본원과는 달리 철저히 연구만을 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으로, 이 곳에 속해있는 연구원들은 양질의 연구 결과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 부원장은 "중국 문화대혁명 때 교육과 과학, 기술 등 전문 분야의 지도를 당성이 강한 비전문가가 장악했었습니다. 전문성보다는 당성을 중요시했죠. 당연히 전문 분야의 지식 수준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어요. 후계자 양성도 못해 사회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많이 바뀐 거예요"라며 최근 급격히 나아진 과학기술 부흥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도 취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런 속에서 과학자는 안정적 직업군에 속해 있죠.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서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요. 최고는 아니지만 대우가 좋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의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내년에는 예산이 더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단 부원장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기획한 NIM의 10개년 계획 중, 지난 해 5개년 계획이 완료된 상태다. 2010년 한해에만 투입된 예산이 12억 위안으로, 앞으로는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가적 대응 상황에 발 벗고 동참,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
중국의 경우 국가적으로 대처해야 할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에서 우리나라의 정부출연연구소 격인 NIM 등에 먼저 요청을 한다. 각 기관에서 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제출하라는 식인데,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기관들은 일제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들을 리스트업해 제출한다.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NIM의 설립 목적이 다른 어떤 점보다도 공공성을 표방하기 때문에, 국가적 재난 상황 발생시 정부의 요청에 응하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된다.
단 부원장은 "쓰촨성 지진과 멜라닌 사태, 베이징 올림픽 등이 해당됩니다. 베이징 올림픽 때에는 기록 측정을 담당했고, 멜라닌 사태 때는 멜라닌 검출 방법 등을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일들이 해결되거나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고 말했다.
◆ 한국과 긴밀한 협력 유지, 인력 교류 등 향후 활발한 협력 기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과의 MOU는 2005년 9월8일 체결됐으며, 지난 해 9월에 재연장했다. MOU 내용은 한국과 중국의 국가표준기관 측정과학기술 분야의 기관간 협력기반 구축으로 연구협력과 인력교류, 정보교환, 표준비교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시 별도의 문서합의로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협력 활동은 국제공동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NIM과 표준연은 일본과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그 밖에도 기관장 회의나 공동 세미나도 함께 병행해 개최하고 있다.
'한·중·일 CRM 개발 네트워크 구축'이 연구사업명으로 각국의 대표 표준기관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인증표준물질 개발과 활용에 관한 협력 사업으로 이미 10차례에 걸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ACRM(Asian Collaboration on Certified Reference Materials)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결성하고 기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CRM 공동 개발을 통해 ▲교토의정서에서 채택된 온실가스 감축 시행에 공동 대응 ▲EU의 특정유해물질규제 발효에 공동 대응 ▲식품, 환경 분야의 CRM 공동분석 등의 성과를 이룩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NIM은 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NIM은 지난 2005년 중국의 기초과학육성계획과 맞물려 2개로 나누어졌습니다. 2005년의 1인당 GDP 비율보다 과학 투자율이 초과한 년도이기도 하죠. 기업을 돕는 연구소, 공익을 위한 연구소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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