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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인사이드/스페셜 토픽

'CPO 측정클럽' 창립…"분석장비 국제화 도약"


"국가가 전쟁을 잘하려면 보유 무기가 중요하죠. 성능이 뛰어난 무기,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국가 경쟁력이 향상되죠. 과학기술에 비유한다면 무기가 곧 분석장비입니다. 기초과학의 핵심기구인 분석장비 연구개발이 월등한 국가가 과학 선진강국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분석장비 무기를 강화시키고 세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결정체가 탄생했습니다."

분석장비의 대표라 불리는 현미경은 인간의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미세한 물체나 미생물을 관찰한다. 시중에는 일반 현미경부터 기업이나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최첨단 전자현미경까지 그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분석장비는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과학 분야에서 근간이 되고 있다. 그중 하전입자광학(CPO: charged particle optics)을 이용한 전자현미경, 질량분석기, 미량분석기 등의 분석장비는 나노스케일 물질과 디바이스 분석·가공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신용현) 조복래 산업측정표준본부 첨단측정장비센터 박사가 하전입자광학의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분석장비 관련 중소기업에 지식전달 지원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PO 측정클럽'을 발족했다. 

CPO 측정클럽은 국내 기업의 분석수요를 파악해 분석장비 개발회사와 연결시키는 정보 교류의 장이다. 또 장비개발회사의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하전입자장비의 핵심 요소기술에 대한 정보 교류와 교육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국내 소수 분석장비 기업…"기업규모 10배 이상 키운다"


"국내 하전입자광학 장비 제작 기업의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장비의 기본 특성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장비를 생산하고 있어요. 더욱 심도 있는 장비 개발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CPO 측정클럽의 지원으로 국내 장비회사 규모를 10배 이상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하전입자광학 장비 제작 기업은 다섯 개 기업 남짓이다. 그나마 가장 큰 기업의 매출액은 200억, 그 외에는 50억대 미만의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조복래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분석장비 산업 규모가 미국·독일·일본에 비해 1/100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측정 장비기업의 매출을 100배로 늘려, 1조로 만드는 것이 측정클럽의 궁국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그간 기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여러 분석장비 중소기업의 기술지원을 이끌어왔다. 수년간의 여러 기업과 사업자와의 교류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하전입자광학 장비에 대한 지식 수요를 발굴해 왔다.

그는 "수년간 국내 기업의 수요 확인한 결과 기업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정보전달"이라며 "하전입자광학 장비는 지식 집약적인 장비로, 이에 해당하는 기본이론, 선진문화의 최신동향 등을 산업체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PO 클럽은 앞으로 지식전달 등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산업체를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고급 기술의 소화능력이 부족한 영세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산 논의도 추진할 계획이다.



독자생산기술 확보 가능토록 국내 기업에 '광학설계기술' 전파

"미국·일본·독일 등의 주요 현미경 제작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하전입자광학 장비를 선진국에서 고가로 수입해 사용하는 현실이죠. 국내 독자적 생산기술 확보가 시급할 때입니다."

최근 10년간 전자현미경 등의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국내에서도 분석수요기업이 생산, 검사 등에 필요한 분석기술 개발을 분석장비 기업에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분석장비 기업의 인지도가 낮아 분석수요 기업이 어느 기업에 어떤 정도의 기술개발을 의뢰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전입자광학 장비를 활용한 각종 현미경은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나마 활용되고 있는 국내 활용 장비들 대부분 고가의 수입 제품이라는 것이 조 박사의 설명이다.

이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급형 분석장비의 경우에만 국내 몇 개 기업이 생산·판매하고 있지만, 이도 대부분 해외기술의 제품을 벤치마킹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 박사는 국내 기본 광학설계기술이 부족함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그동안 설계기술이 없어서 기업들이 새로운 분석장비의 개발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었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전입자광학계를 해석하고 설계하도록, 기업체에 광학설계기술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학이론에 뒷받침하는 장비 설계 기준이 있어야 한다. 출연연에서 개발하는 전자총, 렌즈 등 여러 요소기술을 산업체에 전파하고 싶다"며 "CPO 측정클럽을 통해 국내의 기업뿐만 아니라 학계,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국내의 분석산업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